유족들 극적합의…영화 ‘암수살인’ 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2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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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수살인’.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암수살인’. 사진제공|쇼박스
호평→유족 상영금지소송→막판 취하
열흘간 우여곡절 끝내고 내일 개봉


영화 ‘암수살인’이 열흘간의 우여곡절 끝에 3일 예정대로 개봉한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기대를 높인 김윤석·주지훈 주연의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제작 필름295)은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영화 속 실화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으로부터 상영금지가처분 소송을 당했다. 자신들이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유가족은 “영화로 인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상영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실화를 다루면서도 관련 인물들을 헤아리지 않은 제작진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는 영화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으로도 확산됐다. 긴박한 상황 속에 유가족과 만난 제작진은 사과와 함께 제작 의도를 설명했고, 결국 이를 받아들인 유가족은 1일 소를 취하했다.

‘암수살인’은 2007년 부산에서 실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다. 감옥에서 7건의 살인을 고백한 살인범(주지훈)과 그의 자백을 믿고 끈질기게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윤석)의 이야기다. 비교적 최근 벌어진 실화를 다루는 제작진은 “잊혀진 암수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제기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이 주목한 암수범죄는 실제 벌어졌지만 수사기관이 파악하지 못하거나, 용의자 신원파악이 어려워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범죄를 뜻한다. 이에 주목한 제작진은 자극적인 사건 묘사대신 사명감을 가진 형사의 신념을 묵직하게 그린다. 때문에 ‘암수살인’은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름 없는 실종자와 피해자를 향한 진혼곡과도 같은 작품이다. 개봉 전 시사회에서도 이런 부분에 호평이 따랐다.

제작 의미가 퇴색될 뻔한 위기를 맞은 ‘암수살인’은 유가족의 소송 취하로 일단 고비는 넘겼다. 유가족 법률대리인인 유안아이파트너스 역시 1일 “암수살인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제작 취지에 공감한다”고 취하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영화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관객의 몫으로 남게 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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