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작품 하나] 늘 당당한 B급 루저들 보면 나도 덩달아 자존감이 팍팍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1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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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사진제공|폭스 서치라이트 픽처스
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사진제공|폭스 서치라이트 픽처스
<48> 황보라 - 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연기자 황보라는 평소 하루 24시간을 빈틈없이 보내려 노력한다. 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2004)를 보고 더욱 그런 자세를 갖게 됐다.

황보라가 25세 때 처음 본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는 누가 봐도 ‘킹카’와는 거리가 먼 ‘왕따’들의 이야기이다. 외모, 행동, 인생철학 등 모든 것들이 화려하지 않지만 자신의 존재에 대해 절대 창피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다. 자신만의 줏대로 인생을 펼쳐가는 과정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활기차다.

황보라는 “‘B급 감성 루저’들의 이야기이다. 굉장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지만 주변 어딘가에 진짜로 있을 법한 사람들의 내용이다. 이들의 모습은 지질하기도 하지만 보는 내내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기자 황보라. 사진제공|UL엔터테인먼트
연기자 황보라. 사진제공|UL엔터테인먼트

그의 말대로 뛰어난 그림실력이 아니지만 자랑스러워하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집에서 채팅하는 걸 유일한 낙으로 삼는 나폴레옹의 형,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젊은이들과 어울려 오토바이를 타다 다친 할머니 등이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그러나 하나같이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거나 휩쓸리지 않는 강단을 지녔다. 영화는 러닝타임 106분 동안 관객들을 향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황보라는 “각자 삶 속에서 모두가 그 안의 주인공이다. 특별한 게 없을지라도 자신의 인생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볼품없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학생회장 선거에 나선 친구를 위해 주인공이 열과 성을 다해 춤을 추는 장면은 “배꼽 잡고 쓰러졌던 기억”을 안길 만큼 강렬한 웃음과 인상을 줬다. 그가 블랙코미디 장르를 더욱 좋아하게끔 만든 결정적 장면이기도 하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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