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은 미스터리 스릴러? 현실보다 현실 같은 작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4월 25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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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더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만들어낸 스티브 연, 유아인, 전종서, 이창동 감독(왼쪽부터)이 24일 서울 강남 압구정CGV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 ‘버닝’은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더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만들어낸 스티브 연, 유아인, 전종서, 이창동 감독(왼쪽부터)이 24일 서울 강남 압구정CGV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창동 “내 고민과 맞아 떨어진 영화”
유아인 “한 사람으로 깨어나는 느낌”
스티븐 연 “감독의 세계는 요술같아”
전종서 “난 영광스럽고 얼떨떨할 뿐”


“우리, 미지의 세계로 빠져보자.”

이창동 감독은 영화 ‘버닝’을 시작하며 유아인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모호한 이야기와 캐릭터에 둘러싸인 영화이지만 이를 완성한 배우들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작품”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더 주목받는 ‘버닝’의 주역들이 24일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도전과 기대의 마음을 드러냈다.

● 이창동 감독, 왜 ‘버닝’인가

8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이창동 감독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규정할 수 있지만 그 세계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으로 확장하는 작품”이라고 ‘버닝’을 소개했다.

무리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인 영화는 서로 다른 위치와 처지인 세 명의 젊은이가 주인공이다. 이창동 감독은 “단편소설이 ‘시’ 이후 영화를 만들려고 고민하던 내 문제와 연결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연출 이유를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엔 ‘청춘’에 주목한다. 작업 방식도 필름에서 디지털 촬영으로 바꿨다. 감독은 “영화가 스스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이었고, 살아있는 현장이길 원했다”고 했다.

영화 ‘버닝’에서의 유아인.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버닝’에서의 유아인.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 유아인 ‘청춘의 얼굴’

유아인은 ‘베테랑’과 ‘사도’를 통해 폭발하는 에너지로 관객을 사로잡은 배우. ‘버닝’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그는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어릴 적 친구(전종서), 그 친구가 데려온 의문의 청년(스티븐 연)과 관계를 맺으면서 이야기를 이끈다.

유아인은 “이창동이란 이름에는 아주 많은 것들이 있다”며 “너무 하고 싶은 작업이었으니 더욱더 잘 해내야만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역할을 두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청춘처럼 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며 “작업을 통해 한 사람으로서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돌이켰다.

영화 ‘버닝’에서의 스티븐 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버닝’에서의 스티븐 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 스티븐 연, ‘옥자’ 이어 ‘버닝’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스티븐 연은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로 한국영화를 처음 경험했고,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진출했다. ‘버닝’은 그의 두 번째 한국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이창동 감독이 찾으니 얼른 전화해라’고 해서 ‘버닝’ 출연이 이뤄졌다”고 밝힌 그는 “감독님과의 만남이 내겐 큰 행운”이라고 했다. 이어 “감독이 지닌 사람과 세계에 대한 이해는 굉장하다”며 “‘버닝’에선 흘러가는 대로 나를 맡겼고 그 경험이 마치 요술 같다”고 했다.

영화 ‘버닝’에서의 전종서.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영화 ‘버닝’에서의 전종서.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 전종서 ‘볼 수 없던 원석’

24살의 전종서는 ‘버닝’으로 데뷔한다.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에 직행한 행운아. 기성 배우들도 탐낸 역할을 낯선 신인에게 맡긴 이유를 두고 이창동 감독은 “처음 본 순간 지금껏 볼 수 없던 배우가 원석 그 자체로 나타났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전종서는 ‘버닝’에서 경험 많은 배우라고 해도 표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에 참여한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듯 그는 제작보고회에서 여러 질문을 받고도 “영광스럽고 얼떨떨하다”는 말 외엔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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