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한 흑인 소년의 성장기…차별 속 정체성을 찾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7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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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라이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오드
영화 ‘문라이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오드
<27> 영화 ‘문라이트’

흑인영웅 이야기 ‘블랙 팬서’의 인기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마블스튜디오가 내놓은 ‘어벤져스’ 등 기존 히어로 무비와 확연히 다른 개성을 지녔다는 평가 속에 관객 반응이 엇갈리지만, 6일까지 520만 명의 선택을 받았다.

‘블랙 팬서’는 북미 지역에서 개봉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마블스튜디오 히어로 무비 가운데 ‘어벤져스2’를 뛰어넘어 5억 달러(5738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면서 역대 2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흑인 돌풍’이다.

인종과 성에 관한 소수자,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현재 미국 사회의 주요 화두이다. ‘블랙 팬서’가 겉으론 아프리카 가상의 왕국 와칸다의 왕위 계승자의 탄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리면서도 사실은 흑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인 이유이기도 하다.

‘블랙 팬서’가 블록버스터로 완성된 흑인의 서사라면 그보다 먼저 흑인 소년의 성장과 정체성을 더욱 내밀하게 들여다본 ‘문라이트’가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이 영화는 사회와 가정으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한 흑인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달빛 아래에서 보면 누구나 푸르러 보인다는 메시지는 이 영화의 지향점이다.

‘문라이트’는 흑인 소년의 성장담이지만 지금 우리 주변에서 소외받고 차별당하는 이들의 이야기로도 충분히 읽히는 힘도 지녔다. 지난해 2월 개봉 당시 17만 관객에 그쳤지만 두고두고 찾아볼 만한 작품이다.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제작해 더 주목받은 ‘문라이트’는 흑인감독이 만드는 흑인의 이야기가 늘어나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블랙 팬서’는 물론이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감독으로는 처음 각본상을 받은 조던 팔레의 영화 ‘겟 아웃’까지 흑인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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