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류준열의 사계절 힐링 선물세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23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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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왼쪽)와 류준열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무공해 같은 이야기를 펼친다.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한 배우들이지만 이번 영화에서 보이는 모습은 단연 눈부시다.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김태리(왼쪽)와 류준열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무공해 같은 이야기를 펼친다. 다양한 작품에서 활동한 배우들이지만 이번 영화에서 보이는 모습은 단연 눈부시다.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무공해 영화 ‘리틀 포레스트’ 28일 개봉
김태리 “환경에 대한 시선을 바꾼 영화”
류준열 “어린시절 친구와 함께하는 기분”


배우 김태리와 류준열의 건강한 청춘의 하모니가 극장가에 봄기운을 불어넣는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붐비는 출퇴근에 지쳐 자아를 잃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드는 웰메이드 힐링무비를 관객에 선물한다.

김태리와 류준열이 28일 개봉하는 ‘리틀 포레스트’(제작 영화사 수박)를 통해 싱그러운 매력을 아낌없이 펼쳐낸다. 그간 규모가 큰 작품에 출연하면서 극적인 인물과 이야기로 관객을 만나온 두 배우가 이번 영화에서는 건강하고 맑은 민낯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단연코 데뷔 이래 가장 ‘눈부신’ 모습이다.

현재 영화계에서 제작 관계자들이 가장 탐내는 남녀 배우로 통하는 두 사람의 합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20대를 보내고 있거나 갓 지나보낸 두 배우는 영화에서 비슷한 세대의 고민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 누구나 가졌을 법한 상처와 갈등을 자연을 통해 치유하며 ‘답’을 찾는다. 무엇보다 김태리의 탄탄한 연기력은 ‘리틀 포레스트’를 향한 관심을 쉽게 거둘 수 없게 만든다.

영화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낙방한 뒤 고향집으로 내려온 혜원(김태리)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배가 고파 내려왔다”는 그의 말처럼, 도시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여유조차 없던 혜원은 엄마가 떠난 고향집에서 매끼 건강한 한 상을 차려 먹는 소박한 생활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간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의 김태리(위쪽)와 류준열.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의 김태리(위쪽)와 류준열.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류준열은 그런 혜원의 고향 친구. 도시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는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한 청년이다. 그는 도망치듯 서울을 떠난 혜원을 자극하고 일깨우면서 함께 성장한다.

영화는 잔잔하게 진행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을 한눈팔지 않게 만드는 흡입력을 발휘한다.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치유와 위로의 힘은 김태리와 류준열의 하모니에서 나온다. 이들은 사계절을 담아야 하는 영화를 위해 1년의 시간을 자연과 어우러져 보내기까지 했다. 그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은 “변화했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어떤 분들은 1년이 아깝지 않았느냐고 묻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자연을 경험하면서 생명, 환경을 대하는 나의 시선이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기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거란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류준열도 마찬가지다. 최근 다양한 장르에 참여하면서 활동의 폭을 넓히는 상황에서 ‘리틀 포레스트’는 그에게 ‘쉼표’같은 영화다. “데뷔 전에는 영화 쪽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어울렸지만 연기를 시작한 뒤엔 오히려 동네 친구들에 의지했다”는 류준열은 “이번 영화 촬영에서는 마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돌이켰다.

음식은 ‘리틀 포레스트’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김태리가 연기하는 혜원은 어린 시절 엄마(문소리)가 만들어준, 이야기가 깃든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자란 덕에 요리에도 상당한 감각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들.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들. 사진제공|영화사 수박

영화에는 야생화를 곁들인 파스타부터 직접 키운 토마토를 얹은 오이콩국수, 금방 딴 아카시아꽃 튀김까지 정감 있는 음식이 등장한다. 식욕은 물론 요리욕구까지 자극하는 이런 장면들을 위해 김태리는 촬영 전 모든 음식의 조리법을 익혔고, 카메라 앞에서 전부 직접 조리했다. “프로 수준은 아니어도 야무지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각오였다.

두 배우가 ‘리틀 포레스트’를 반갑게 받아들이고 촬영할 수 있던데는 연출자인 임순례 감독의 존재가 결정적이다. 임 감독은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나, 회의를 느끼거나 불안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마음을 편히 가라앉히고 각자의 선한 마음을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두 배우도 감독의 뜻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류준열은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영화에 참여할 이유가 충분했다”며 “좋은 생각, 좋은 일을 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나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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