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박종철’로 말문 연 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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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권력기관 개혁안’ 발표]“권력기관, 국민 반대편에 있었다”
31주기 맞춰 개혁 당위성 설명… 曺수석, 박종철 고교 1년선배 인연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14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패널을 가리키며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14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패널을 가리키며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1년 전 오늘, 22세 청년 박종철이 물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다. 당시 검찰, 경찰, 안기부(현 국가정보원)는 합심하여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

14일 청와대의 권력기관 개편안 브리핑에 나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고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을 언급하며 입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권력기관 개편안 발표 날짜를 박 씨의 31주기 추도식이 열린 날로 잡은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조 수석은 박 씨의 고등학교(부산 혜광고) 1년 선배다.

조 수석은 브리핑에서 6월 민주항쟁을 그린 영화 ‘1987’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조 수석은 “영화 ‘1987’을 보면서 시대의 참상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하지 못하셨을 줄로 안다. 독재 시대가 끝나고 민주화 시대가 열린 이후에도 권력기관은 각 기관의 이익과 권력 편의에 따라 국민 반대편에 있었다”고 말했다. 검·경·국정원 간의 균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영화 ‘1987’에서 보다시피 경찰의 (과거) 대공수사도 오·남용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 위상 강화와 관련한 대통령 업무지시 이후 8개월 만에 언론 브리핑을 가진 조 수석은 권력기관 개편안 외에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철저히 말을 아꼈다. 가상통화 관련 대책, 청와대의 야당 설득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는 “말씀드릴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 참사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 수석이 올해는 권력기관 개편 문제에 집중해 명예 회복에 나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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