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새해 꿈의 티켓은 가졌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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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심이 깊은 한 남자가 복권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기도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자가 낙담해 신에게 따졌다. “이렇게 열심히 기도하는데 왜 들어주지 않는 거죠?” 신이 대답했다. “얘야, 제발 복권부터 좀 사거라.”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복권에 당첨되고 싶어 하면서, 정작 복권을 구매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남자라니. 정녕 그는 신조차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여기 우리의 모습이 있다. ‘변해야 돼’ ‘달라져야 돼’ 투덜대면서도 딱히 별것을 하지는 않는다. 때론 간절히 새로운 도전을 갈망하면서도 생각만 간절하고 몸은 무겁다.

원치 않는 일상에 짓눌려가던 영화의 주인공 리즈는 이 우화를 떠올린 뒤 이탈리아, 인도, 발리로 떠나는 세 장의 비행기표를 끊는다. 번민만 하는 대신에 일단 떠나는 모험을 감행한다. 결과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건 뭐라도 시작해야 그걸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 티켓을 쥔 리즈가 말한다.

“오늘 나는 적어도 세 장의 복권을 산 셈이다.”

연초가 되면 다들 새로운 소망과 꿈을 가진다. 리즈가 산 복권은 비행기 티켓 세 장이었다.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째, 우리 손에 들린 꿈의 티켓은 뭔가.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변해야 돼#복권당첨#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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