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1000만 돌파①] 시나리오 대수술·특수효과 2200여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5일 06시 57분


영화 ‘신과함께’가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4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특수효과 등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가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4일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특수효과 등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만큼 드라마틱했던 ‘신과함께’ 탄생기

① 원작 웹툰 영화화…판권 구입~개봉까지 6년
② 전체장면 88% 특수효과 …CG 기술의 결정체
③ 내용 너무 방대…김용화 감독 대본 전폭 수정
④ 원작 핵심 주인공 사라져 개봉전 안티 공세도
⑤ 가족애·배우들 명연기·겨울 개봉 흥행 한몫


흥행을 예측한 의견은 많았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폭발적인 속도일 줄은 몰랐다. ‘신과함께 - 죄와 벌’(신과함께)이 파죽지세의 흥행세를 이어가며 4일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 속에 1500만 관객 동원도 큰 무리가 아니라는 예측도 나온다.

‘신과함께’가 탄생하기까지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과정을 거쳤다. 유명한 원작 웹툰을 영화로 옮기는 과정은 난관의 연속. 판권 구입부터 개봉까지 6년이 걸렸다.

● VFX·CG 기술력…한국영화 전환점

‘신과함께’의 흥행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지만 단연 주목해야 할 성과는 시각 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완성된 판타지 영화의 첫 1000만 돌파다. 실화 소재나 사극, 시대극 등 특정 장르에 집중된 한국영화의 범위가 이제는 기술력으로 대표되는 판타지로 확대됐다는 신호탄이다.

‘신과함께’ 속 VFX 장면은 2200여개에 달한다. 전체 장면 가운데 88%를 차지한다. 거의 대부분의 장면에 특수효과가 삽입됐다는 의미. 기술력으로 구현된 흥미로운 장면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은 앞서 고릴라가 야구선수로 활약하는 영화 ‘미스터 고’를 통해 이미 VFX 등 기술력에 관한한 국내 최고 실력을 갖췄다. 최근 2∼3년 동안 중국영화 ‘몽키킹’, ‘적인걸2’ 등 흥행작의 VFX까지 담당하면서 실력을 끌어올렸다. 감독이 개봉 전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최고 수준의 CG”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예정된 흥행작’은 아니었다. ‘가장 팬이 많다’는 원작 웹툰이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이를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용화 감독은 가장 먼저 연출을 제안 받았지만 “구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처음엔 거절했다. 이후 ‘만추’의 김태용 감독이 맡기도 했지만 역시 시나리오 작업에서 난항을 겪어 영화화가 지연됐다. 이후 다시 김용화 감독의 손에 들어왔고 과감하게 시나리오를 수정, 지금의 틀을 갖췄다.

영화 ‘신과함께’ 한 장면들의 CG(컴퓨터그래픽) 작업 전후 모습.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 한 장면들의 CG(컴퓨터그래픽) 작업 전후 모습.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 전 안티 급증…개봉 연기가 ‘신의 한 수’

‘신과함께’는 개봉 전 ‘안티’의 공격에 직면했다. 원작의 핵심 주인공(진기한)이 영화에선 사라졌기 때문.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부터 공격이 시작됐고, 부정적인 반응이 증폭되면서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은 영화 소개보다 원작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김용화 감독은 “방대한 이야기를 2시간30분간의 영화로 축약하는 데 있어 앞선 감독들의 시행착오를 밟지 않아야 했다”며 “영화와 웹툰의 관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원작이 가진 세계관만 가져오는 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관객이 쉽게 영화에 몰입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하정우와 주지훈, 김향기로 이뤄진 저승 삼차사와 지옥 재판을 받는 차태현이 저승에서 한 축을 이룬다면 군대 선임병과 후임 역을 나눠 맡은 김동욱과 도경수는 이승의 이야기를 이끈다. 절절한 가족애를 자극하는 눈물코드, 적재적소에 등장한 ‘스타 조연’ 이정재 김하늘 오달수의 활약도 빼놓기 어렵다.

‘신과함께’ 흥행의 배경에는 개봉 시기도 있다. 당초 지난해 여름 ‘군함도’ ‘택시운전사’와 나란히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후반작업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감독의 요청으로 공개 시기가 겨울로 연기됐다.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빅시즌에 대작의 개봉 시기를 미리 확정해놓는 배급사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강동영 팀장은 “마침 ‘청년경찰’이 당시 여름 영화들과 비교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신과함께’와 순서를 바꿨다”며 “영화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가 오히려 배급 시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결국 개봉 시기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청년경찰’은 지난해 563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