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캔스피크’, 적은 예산에도 美로케 고집한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30일 10시 00분


코멘트
영화 ‘아이 캔 스피크’ 포스터
영화 ‘아이 캔 스피크’ 포스터
진심을 담아낸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극장을 눈물로 적시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따뜻한 이야기로 관객과 소통하면서 개봉 2주째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호평이 주를 이루는 입소문까지 더해져 추석 연휴가 본격 시작하는 29일부터 관객 동원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이 캔 스피크’(제작 영화사 시선)는 관객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흐르면서 감동을 더한다.

주인공 나문희가 과거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라는 설정은 익히 알려진 내용. 이에 더해 그가 꼭 영어를 배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극 후반부를 채운다. 나문희가 미국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자신의 상처를 고백하는 장면은 영화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아이 캔 스피크’의 순제작비는 39억원이다. 보통 상업영화 제작비와 비교하면 적은 액수인데다 추석 연휴처럼 극장가 성수기를 겨냥한 작품들과 견줘도 소규모다.

넉넉하지 않은 제작비였지만 제작진은 미국 로케이션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회 내부에서 촬영을 진행, 이야기에 현실성을 높였다.

영화는 실화가 바탕이다. 2007년 미국 하원 워싱턴의회에서 이뤄진 ‘위안부 사죄 결의안’ 청문회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한 김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이야기가 기획의 출발이다. 때문에 제작진은 미국 의회 장면 연설 장면만은 실제 상황과 가장 흡사하게 담아내려고 주력했다.

제작진은 기획 단계에서 실제 청문회가 진행된 워싱턴의회 로케를 추진했지만 장소가 협소해 현지 촬영에 어려움을 확인한 뒤 비슷한 분위기의 캐나다, 호주 등 다른 곳을 물색했다.

그 과정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본 버지니아주 영상위원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리치먼드의회 촬영 허가를 받았다.

연출을 맡은 김현석 감독은 앞서 영화 ‘쎄시봉’을 통해 미국 로케 경험을 쌓았고 그 노하우를 이번 ‘아이 캔 스피크’에서도 발휘했다. 특히 청문회 증언 장면에 등장하는 의회를 가득 채운 외국인 배우들을 현지 오디션을 통해 엄격하게 선발하기도 했다.

김현석 감독은 “의회 내부 장면을 국내 세트에서 찍을 수도 있었지만 더 고려한 것은 청문회 장면에 나오는 미국인 배우 캐스팅”이라고 밝혔다. 리얼리티를 위한 선택이란 의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