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1000만 영화’ 굴레 벗어날 때가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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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실미도’(2003년). 시네마서비스 제공
한국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실미도’(2003년). 시네마서비스 제공
매년 여름, 올해의 ‘1000만 영화’는 어떤 작품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대형 영화 배급사들이 한 해 야심작을 7, 8월 여름 시장에 배치하고, 또 그중 한 편은 꼭 ‘1000만’ 타이틀을 얻는 추세여서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관객 머릿수’로 영화의 흥행 여부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거다. 대부분 매출액이 기준이다. 어떤 영화를 몇 명의 사람들이 봤더라, 하는 식의 평가는 유독 국내에서 호소력을 띤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영화도 ‘1000만 돌파’ 그 자체를 목표로 만들어지는 듯하다. 극장가엔 작정한 듯 흥행 공식에 끼워 맞춘 듯한 영화들이 적잖다. 눈물나는 가족애, 우여곡절 많았던 우리 역사…. 살면서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의미 있는 가치들이 때로 뻔하고 지겹게 와닿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7월 극장가의 한국 영화 관객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6만 명이나 줄었다. 과하게 탐할수록 더 멀어지는 법. 이제 ‘1000만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가 온 것 같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1000만 영화#영화 실미도#1000만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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