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만 즐겨달라” 봉준호 감독의 당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5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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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의 배우들과 봉준호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극장 동시 공개 논란을 비롯해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왼쪽부터 변희봉,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브 연, 지안 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 봉준호 감독.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 ‘옥자’의 배우들과 봉준호 감독이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라인·극장 동시 공개 논란을 비롯해 영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왼쪽부터 변희봉,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브 연, 지안 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 봉준호 감독.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멀티플렉스 입장만큼 넷플릭스 권리도 중요
개봉 극장 적지만 길게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이제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달라.”

영화 ‘옥자’의 봉준호 감독이 언론 취재진과 관객에게 전하는 말이다. 29일 전 세계 190개국과 함께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플랫폼과 국내 극장에서 동시 공개하는 영화가 최근 뜨거운 논란을 모은 것에 대한 연출자로서 내놓은 당부다.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안서현, 봉준호, 틸다 스윈튼, 스티븐 연 등 출연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봉준호 감독은 최근 CJ CGV가 ‘옥자’의 온라인·극장 동시 공개에 반발하며 자사 극장에서 상영을 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생각을 밝혔다.

봉 감독은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3주간 홀드백(극장 상영 뒤 TV, 온라인, IPTV 등 2차 부가판권 시장을 통해 유통하기까지 기간)을 원하는 극장주 주장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동시 공개 원칙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옥자’는 넷플릭스 가입자들의 회비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들의 우선권을 빼앗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은 결국 “내 영화적 욕심 때문에 생겼다. 원인제공자는 나다”고 말한 봉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극장 동시 공개에 대한 배경도 설명했다. 나아가 이번 논란으로 “스트리밍 영화와 극장 영화에 대한 업계의 규칙을 세부적으로 다루고 정비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 (개봉 극장은)적지만 길게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영화 ‘옥자’는 강원도 산골에서 살아가는 소녀 미자(안서현)와 슈퍼돼지 옥자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 옥자를 이용해 탐욕스런 자본의 논리를 관철하려는 다국적 거대기업 미란도사와 이에 맞서 동물의 ‘자유’와 ‘해방’을 꿈꾸는 비밀동물보호단체의 충돌, 그에 휘말린 옥자와 미자의 모험담을 담아냈다.

봉준호 감독은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가 주는 피로감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미자와 옥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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