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옥빈 “피 튀기는 ‘악녀’ 액션…한 두 편 더 찍고 싶어요 ”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8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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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옥빈은 영화 ‘악녀’에서 화려한 액션 연기를 거침없이 소화했다. 극중 겉모습과 달리 내면은 여린 캐릭터여서 “고민과 공부를 많이 했다”며 이를 통해 “익힌 재주를 더 쏟아내고 싶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연기자 김옥빈은 영화 ‘악녀’에서 화려한 액션 연기를 거침없이 소화했다. 극중 겉모습과 달리 내면은 여린 캐릭터여서 “고민과 공부를 많이 했다”며 이를 통해 “익힌 재주를 더 쏟아내고 싶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영화 ‘악녀’ ▶▶▶ 김 옥 빈

실제 태권도 2단·합기도 2단 보유
영화 내내 현란한 액션, 거침없이 소화
대역 썼다고 오해하면 서운할것 같아
어느새 30대, 더 많이 성장하고 싶어요

수십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버티고 서 있다. 그 사이를 쉴 새 없이 돌파하며 순식간에 이들을 제압한다. 피 튀기는 살벌하고 잔혹한 현장은 오로지 주먹과 칼을 휘두르는 자의 시선으로만 보인다. 그 거친 숨소리를 듣고서야 이 무시무시한 시점의 주인공이 여자임을 눈치 챈다. 이내 자신보다 두 배 덩치 남자의 숨을 끊으며 현란한 몸짓으로 유리창을 온몸으로 깨부수고 건물 아래로 뛰어 내려 모습을 드러내는 여자. 김옥빈(30)이다.

실제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 보유자인 김옥빈이 8일 개봉하는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제작 앞에있다)의 막을 열자마자 내보이는 현란한 액션 장면이다. 김옥빈은 영화 내내 이 같은 처절하고도 화려한 액션 연기를 펼쳐냈다. 물론 대부분 대역 없이 소화해낸 솜씨다.

“대역이 연기했다고 오해 받으면 억울할 것 같다. 하하!”

‘악녀’는 어린 시절부터 살인병기로 자라난 여자가 자신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 뒤 끝없이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상에 맞서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 그런 만큼 여주인공이 뛰어들 액션의 무대는 크고도 힘겨웠다.

그래도 그는 “막 쏟아내고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하는 스타일”대로 했다. 그러고도 남은 것을 자신의 SNS에 풀어 놓았다. 촬영 여건상 모두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던” 탓이다. 연기를 위해 바친 노력과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앞으로 “한 두 편 더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재주 익혔는데 더 쓰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던가. 하하!”

연기자 김옥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연기자 김옥빈.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체 그런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극중 김옥빈의 이름은 숙희.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졌다. 비열한 세상에 처절하게 맞서는 여자의 이름이 숙희라는 설정은 그만큼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처절함을 드러낸다. “가장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게 폭력을 휘두르지만 그 속내는 순수하고 맑은데, 대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는 김옥빈은 그저 스스로 “이유를 많이 만들어내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영화도 보고 공부도 하면서”.

그만큼 고민을 많이 했다는 말일 터. 어느 배우가 그렇지 않을까마는 김옥빈은 누구보다 더 현장에서 일과 부딪쳤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고집불통이기도 한” 자신은 “이해가 되지 않으면 끝까지 이해시켜 달라고 말한다. 모르는 것은 알려 달라고 한다”며 지닌 에너지의 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제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는 물론 예능프로그램도, 라디오도, 연극도 모두 하고 싶다는 그는 다만 “여성 캐릭터가 자꾸 축소되는 게 마음 아프다”고 했다. “훌륭한 선배들과 함께하고 싶다.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 많은 캐릭터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며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이들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어엿한 30대에 접어든 배우로서 당연히 가질 만한 포부이자 희망이며 욕구다. 세 자매의 맏이로서 어릴 때부터 고향인 전남 순천을 떠나 서울에서 자라며 “엄마 노릇”을 해왔다는 그에게서 다시 한 번 의젓함이 묻어나온다. “서로 의지하며 끈끈해진” 동생들을 바라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일까. 아직 연애 생각이 없다.

김옥빈은 시간이 나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내달린다. 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 싶다”며 자신의 과정을 돌이킨다. 그런 그에게 ‘악녀’는 “도전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이 된 바, “동작은 크지만 힘은 빼야 하는” 액션 연기처럼 성큼성큼 앞을 향해 새롭게 내달리고 있는 듯 보였다.

● 김옥빈

▲1987년 1월3일생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휴학 중 ▲2005년 영화 ‘여고괴담4-목소리’로 데뷔 ▲2006년 영화 ‘다세포소녀’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 등 ▲2008년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 ▲2009년 영화 ‘여배우들’, 영화 ‘박쥐’로 씨체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칸 국제영화제 초청 ▲2013년 영화 ‘소수의견’ 등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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