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서 43년 헌신한 두 간호사의 삶, 다큐영화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7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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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한 장면.
사진제공|(사)마리안마가렛
2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한 장면. 사진제공|(사)마리안마가렛
43년간 소록도에서 희생과 사랑을 실천한 두 간호사의 헌신적인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20일 개봉하는 ‘마리안느와 마가렛’(감독 윤세영·제작 기린제작사)은 1960년대 한국인조차 낯선 외딴 섬 소록도에서 사랑으로 한센병 환자를 돌본 마리안느 스퇴거,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의 이야기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두 사람은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20대의 나이에 낯선 땅에 왔다. 처음 소록도에서 영아원을 운영하며 한센인 자녀를 돌본 이들은 이후 인도에서 한센병 전문교육을 받고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간호사 신분으로 다시 소록도에 와 43년간 헌신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 파란 눈의 이방인이 한국인 한센병 환자를 돌보며 보낸 시간과 애환 그리고 소록도의 역사를 함께 조명한다.

마리안느, 마가렛의 헌신은 한센병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피부와 말초신경 병변에 따른 만성감염성 질환인 한센병은 오랫동안 유전병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염성이 낮고 완치도 가능하다.

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물론 치료방법도 없던 100년 전, 일제는 한센병 환자를 소록도에 강제 수용시키고 핍박을 가했다. 이후로도 한센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1984년 교황 방문을 기점으로 열악한 환경 개선과 인식 변화가 시작됐다. 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 역시 마리안느, 마가렛이다.

2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한 장면.
사진제공|(사)마리안마가렛
2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한 장면. 사진제공|(사)마리안마가렛

두 사람이 처음 소록도에 도착한 1960년대는 6000명의 환자가 있었지만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은 5명뿐이었다. 치료약도 부족한 상황.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맨손으로 환자를 치료했고, 이들의 선택은 환자와의 접촉을 꺼리던 의료진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제작사 기린제작사는 7일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 사회의 묵은 오해와 편견, 무지에서 비롯된 차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며 “현재 소록도에 남은 대부분의 환자는 과거 한센병을 앓았던 병력자 정도다. 이제 소록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사랑, 희망이 있는 치유의 섬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개봉에 맞춰 두 사람이 보낸 43년을 돌아볼만한 포토에세이도 발간됐다. 이들의 숭고한 삶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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