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천국의 국경’ 키예프 인권영화제서 기립박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28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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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에서 소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천국의 국경’ 상영 모습. 사진제공|천국의 국경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에서 소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천국의 국경’ 상영 모습. 사진제공|천국의 국경
탈북자 인권 문제를 다룬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가 유럽 영화제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예상 밖 열기로 추가 상영까지 확정됐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진행 중인 제15회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Heaven‘s Border)이 현지에서 기립박수와 함께 고무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2시30분 키예프 시네마하우스에서 진행된 ‘천국의 국경’ 공식 상영에는 한 시간 전부터 정원인 300명을 훌쩍 넘긴 관객이 몰려들었다. 관객들은 2층 상영관 앞에서부터 1층 출입문까지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영화제를 방문하고 있는 ‘천국의 국경’ 제작 관계자는 27일 “200명이 넘는 관객이 상영관에 입장하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 입장하지 못한 관객에게 사과하고, 폐막식 이전에 한 차례 더 상영을 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제영화제에서 초청작의 공식 상영을 추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열기가 뜨겁다는 방증이다.

이학준 감독이 연출한 ‘천국의 국경’은 탈북자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제작진은 11년 동안 탈북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영화에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인신매매, 자유를 찾아 두만강을 건너는 순간부터 팔려가는 사람들, 북한의 군인이 포함된 마약 밀매 현장 등이 담겼다.

또 탈북자이기에, 생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세 가족의 처절하면서도 절절한 사연도 있다.

영화에 출연한 탈북자 이금희(가명)씨는 이번 영화제에 직접 참여해 관객과 만났다.

공식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 대화에 제작진과 함께 나선 이금희씨는 무대에서 북한 가요 ‘심장에 남는 사람’을 부르기도 했다.

이학준 감독은 제작 기간이 왜 11년이 됐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1년만 촬영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조금만 더 탈북자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욕심에 어느새 11년이 됐다”고 밝혔다.

‘천국의 국경’ 관계자는 “관객들의 열기가 상영 내내 이어졌다”며 “유럽에 알려지지 않은 탈북자들의 비극에 관객들은 눈물을 연신 흘렸고, 영화제 스비틀라나스말 집행위원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밝혔다.

2003년에 시작된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는 우크라이나·핀란드 인권협회가 공동 주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 민주화기금(NED) 등 국제기구와 미국,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유럽 최대의 국제인권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비탈리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를 초청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쏟아왔고 올해는 ‘천국의 국경’은 물론 북한 우상화 문제를 다룬 노르웨이의 다큐멘터리 ‘광복절’을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47개국 94편의 영화가 초청돼 31일까지 열린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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