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diary] SWOT으로 보는 ‘굿바이 싱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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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바이 싱글’.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영화 ‘굿바이 싱글’. 사진제공|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싱글 탈출은 결혼뿐일까. 멋있는 싱글의 상징으로 통하는 김혜수는, 그 방법은 결혼이 아닌 ‘가족 만들기’라고 이야기한다. 29일 개봉하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제작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을 통해서다.

톱스타 고주연(김혜수)이 있다. 스무 살에 스타가 됐고, 그로부터 20년간 같은 자리를 지켰다. 유명세에 따르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도 가졌다. 예를 들면 ‘연하남 킬러’ 또는 ‘발연기’ 같은 것들이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고주연은 도도하고 섹시하다.

● STRENGTH(강점)…유쾌하게 시작해 뭉클하게

김혜수는 출연 제의를 받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이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끌렸다”고 했다. 코미디 장르에 담긴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궁금증이 일 만한 발언이다.

마흔 살이 됐는데도 대책 없고 철도 없는 고주연은 조카뻘 연인(곽시양)과 요란한 연애 도중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내심 결혼을 꿈꾼 상대가 자신보다 한참 어리고, 더 예쁜 여성과 ‘바람’이 난 탓이다. 좌절 끝에 고주연은 영원히 변치 않을 ‘내 편’을 만들기로 한다.

영화는 시작부터 김혜수가 그리는 고주연의 매력을 쉼 없이 내보인다. 실제로 ‘저런 여배우가 있겠지’ 싶을 만큼 실감나고 유쾌하다. 또한 그의 죽마고우 친구 역의 마동석은 ‘정’으로 똘똘 뭉쳤다. 덩치 큰 마동석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를 보고 있자면 왠지 콧등이 시큰해진다.

물론 웃고만 끝나는 코미디는 아니다. 사랑과 사람에 상처받은 고주연의 성장과 그 과정에서 만든 새로운 가족의 모습에서는 눈물 한 방울 뚝 흘리게 하는 감동도 놓치지 않았다.

● WEAKNESS(약점)…‘골드미스’의 로망

‘굿바이 싱글’은 성별, 나이와 상관없이 즐길 만한 영화다. 스타의 실상과 연예계의 이면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고주연으로 대표되는 골드미스, 그러니까 돈과 능력, 거기에 사회적 지위까지 갖춘 40대 여성이 벌이는 거짓 임신 스캔들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그 설정이 억지스럽지 않다면 영화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다.

아이를 입양하려다 실패하고 직접 낳기로 결심한 고주연은 산부인과에서 우연히 중학생 단지(김현수)와 만나 깜찍한 ‘사기극’을 꾸민다. 한 집에 살면서 둘은 비슷한 처지의 상대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고, 소통한다. 둘이 만든 거짓말은 오래가지 않는다. 코미디로 시작한 영화는 그렇게 휴먼드라마로 진입한다.

● OPPORTUNITY(기회)…김혜수에 마동석까지

잔혹한 범죄를 그리거나, 이야기와 인간관계를 비틀고 꼬아 관객을 혼란에 빠트리는 한국영화가 최근 잇따랐다. 보는 동안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영화들이다. ‘뇌의 피로’를 줄이고 한바탕 웃고 싶은 관객에게 ‘굿바이 싱글’은 안성맞춤이다. 스릴러와 액션, 시대극까지 한국영화에서 반복되는 장르가 지겨운 관객에게도 적합한 영화다.

사실 김혜수와 마동석이라는 존재부터가 관객의 호감지수를 상승케 하는 원동력. 10대부터 50∼60대까지 아우르는 스타 김혜수와 ‘마요미’로 불리며 관객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마동석의 만남, 그 자체가 매력적이다.

● THREAT(위협)…‘혼돈’의 극장가

영화의 완성도가 흥행을 보장하는 시대가 아니다. ‘대진운’과 ‘상영관 수’는 흥행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 ‘굿바이 싱글’이 흥행 경쟁에 돌입하면서 이제 극장가도 여름 성수기에 본격 진입한다. 한국영화와 외화 할 것 없이 기대작과 대작이 쏟아진다.

당장 ‘굿바이 싱글’과 같은 날에는 안성기·조진웅의 ‘사냥’과 블록버스터 ‘레전드 오브 타잔’이 개봉한다. 현재 흥행 주도권을 잡은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와 ‘정글북’도 간과하기 어려운 대작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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