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황정민, 우리 시대 아버지를 연기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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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재자’의 설경구(왼쪽 사진)는 아들을 위해 대역 배우로 살아가는 아버지를 보여준다. ‘국제시장’의 황정민(오른쪽 사진)은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아버지다. 사진제공|반짝반짝영화사·JK필름
‘나의 독재자’의 설경구(왼쪽 사진)는 아들을 위해 대역 배우로 살아가는 아버지를 보여준다. ‘국제시장’의 황정민(오른쪽 사진)은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아버지다. 사진제공|반짝반짝영화사·JK필름
■ 시대극+부성애 연기로 스크린 컴백

‘나의 독재자’ 설경구, 5시간 분장 소화
김일성 대역 배우 아버지의 일생 그려
‘국제시장’ 황정민도 헌신적 父情 표현

중년의 두 배우가 보여줄 아버지는 어떤 모습일까.

배우 설경구와 황정민이 나란히 아버지 역할을 택하고 스크린에 나선다. 변신을 거듭하는 활발한 연기활동 덕분에 줄곧 티켓파워를 발휘해온 두 배우가 40대 중반에 접어들어 보여줄 아버지의 모습에 기대 섞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설경구는 30일 개봉하는 ‘나의 독재자’로, 황정민은 12월 공개되는 ‘국제시장’으로 각각 관객을 찾는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는 시대극이란 공통점으로 묶이는 탓에 일찍부터 비교되고 있다.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에서 김일성의 대역 배우로 살아가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영화는 1970년대 첫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던 당시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 대역이 존재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설경구는 무명의 연극배우이지만 아들에게는 언제나 주인공이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서글프게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설경구는 20년의 세월을 뛰어넘기도 한다. 노년의 모습을 위해 그는 매번 5시간에 걸친 특수 분장까지 소화했다.

아들 역은 박해일이 맡았다. 설경구와 박해일의 실제 나이 차이는 아홉 살에 불과하지만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이다. 박해일은 “아버지 역을 맡을 배우는 설경구 선배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설경구 역시 “김일성의 대역이란 설정도 중요했지만 아들 박해일의 아버지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연기했다”고 돌이켰다.

황정민이 보여줄 아버지의 모습은 더욱 극적이다. 그가 주연한 ‘국제시장’은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격동의 시간을 살아낸 남자의 이야기다. 황정민은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따뜻하고 뭉클하게 그려냈다. 2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인물의 일대기를 소화했다는 점에서 그가 최근 주연한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의 모습과는 180도 다르다.

‘국제시장’은 처음부터 ‘아버지 황정민’이란 설정에서 출발한 영화다. 연출자인 윤제균 감독은 “처음부터 황정민을 떠올리며 기획했다. 황정민이야 말로 우리시대 아버지의 진정성을 전해줄 것으로 확신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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