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돈꽃’ 장승조 “이순재 선생님은 할아버지, 이미숙 선배는 엄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20일 06시 57분


장승조는 ‘돈꽃’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미래가 기대되는 연기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네오스엔터테인먼트
장승조는 ‘돈꽃’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미래가 기대되는 연기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제공|네오스엔터테인먼트
■ 드라마 ‘돈꽃’에서 탐욕스러운 재벌 3세 연기한 장승조

드라마 5년 차…이제야 카메라에 적응
이순재·이미숙 두 선배님 존재가 큰 힘
아내 응원과 태어날 아기는 내 버팀목


연기자 장승조(37)는 당분간 ‘장부천’이라는 이름으로 더 기억될지 모른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돈꽃’에서 청아그룹 창립자 장덕환(이순재)의 손자 장부천 역으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2005년 뮤지컬 ‘청혼’으로 연기를 시작해 2014년 드라마로 무대를 넓힌 그는 요즘 처음으로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돈꽃’에 앞서 주연으로 나선 두 작품이 아침드라마여서 “주부 팬은 원래 많았다”는 그는 “이제 드라마 관계자들의 시선까지 느끼고 있다”며 웃는다.

장승조는 뮤지컬을 거쳐 드라마에 이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돈꽃’을 통해 자신감 있는 연기를 펼쳐내면서 “이제 조금 ‘카메라 연기’를 알 것 같다”고 했다.

“무대 위와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같은 연기이지만 각도, 연출법, 음악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자다가도 속상해 깨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앞으로 기술적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MBC 드라마 ‘돈꽃’에서의 장승조. 사진제공|온누리 미디어
MBC 드라마 ‘돈꽃’에서의 장승조. 사진제공|온누리 미디어

그가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함께 호흡을 맞춘 이순재와 이미숙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촬영 전 연출자 김희원 PD로부터 ‘다른 연기자들에게 묻히면 안 된다’는 주문을 받은 그는 “대선배님들이지만 기죽지 말고 캐릭터 표현에만 집중하다보니 머릿속에 연기에 대한 고민밖에 없더라. 어느 순간 이순재 선생님이 할아버지가, 이미숙 선배님이 엄마가 돼 있더라. 부담감을 계속 마음에 담고 있었다면 마지막까지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쟁쟁한 선배들에게서 느끼는 중압감과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춥고, 늦게 대본이 나오는” 환경에서도 무사히 촬영을 끝낼 수 있었던 버팀목은 아내의 응원이다. 장승조는 2014년 뮤지컬 ‘늑대의 유혹’에 함께 출연한 여성그룹 천상지희 출신 린아(34)와 그해 11월 결혼했다. 올해 9월에는 2세를 품에 안는다. 그가 ‘돈꽃’을 촬영하며 힘을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이다.

“누구나 잘하고 싶고, 좋은 모습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데, 저에게 그 첫 번째 동인은 아내이다. 결혼할 때 아내에게 ‘당신은 나의 에너지’라고 했는데, 아내가 즐거워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리고 아내는 가족이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저에게 피드백을 주는 시청자다.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관찰한다.”

장승조(오른쪽)·린아 부부. 사진제공|나우웨드
장승조(오른쪽)·린아 부부. 사진제공|나우웨드

아내, 곧 태어날 아로(태명)와 행복하게 살아갈 날을 꿈꾸지만 장승조는 방황의 시절도 있었다. 20대에는 연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도 알아보기도 했지만 운 좋게 계속해서 연기자의 길이 열렸다.

“3년 전 막연히 ‘서른여덟 살에 잘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이다. 하하! 이제는 마흔을 생각한다. 저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유지되는 직업이기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도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단단한 콘크리트 같았던 제게도 현무암처럼 구멍이 생겼다. 조금은 내려놓으며 여유를 찾은 것 같다. 40대에는 진한 남자 남새를 풍기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바람이다. 장승조는 “아로가 복덩이”라며 “가화만사성이라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 좋은 아버지와 좋은 남편이 되는 과정이 자연스레 좋은 연기자로 이끌지 않을까”라며 웃는다.

연기자 장승조. 사진제공|네오스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장승조. 사진제공|네오스엔터테인먼트

매년 새해가 되면 다이어리를 장만하는 그는 올해 1월도 각종 메모로 빼곡하게 채웠다. 첫 장에는 아내가 써놓은 메모지가 붙어 있다.

“아내가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으라’고 하는데, 잘 지키고 있다. 주위에서는 2세가 예쁠 것 같다는데, 우리 부부는 ‘(엄마·아빠의 외모가)잘 섞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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