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세거래 비중 4년만에 74% 상회…2014년 전세대란 수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8일 1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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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치솟는 집값과 달리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의 비중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전세 선호현상이 ‘전세대란’으로 이어졌던 지난 2014년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일각에서는 ‘2차 전세대란’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다만 시중 공급량이 많고 초저금리 수준에서 빠져나오는 국면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봤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시장의 신고일 기준 지난 9월 거래량은 1만3316건으로 전세 비중은 74.1%(9867건)로 집계됐다.

전월세시장에서 전세 거래비중이 74%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2월(74.6%) 이후 3년9개월만이다. 같은달 기준으로도 2014년(76.8%)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같은달(71.5%)이나 전월(73.2%)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북(82.8%), 강서(82.7%), 은평(81.5%), 양천(81.1%), 강동(80.6%)가 80%를 넘어섰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성동(70.0→60.0%), 영등포(72.4% 유지), 은평(81.8→81.5%)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세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세입자들의 전세 선호 심리가 서울에 ‘전세난민’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2014년 전세대란 수준까지 높아진 것이다.

함영진 직방 미디어랩장은 “전세시장의 흐름 자체는 2015년 제일 많이 올랐고 이후 상승률이 둔화되다 올 들어 더 약세”라며 “전세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보증부 월세에 시달리던 세입자들이 전세로 갈아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집주인 입장에서도 최근 몇년간 분양된 분양 물량중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하는데다 다주택자들의 갭투자 아파트가 전셋집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면서 “금리가 인상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에 전세로 전환하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전세 선호 심리가 이후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존 전세대란 사태 당시 전세 선호 현상은 2014년(거래비중 연 75.8%)이 2015년(67.1%)보다 높았지만, 가격 상승폭은 2015년이 더 컸다.

한국감정원 월간동향 기준 전세가격지수 상승은 2014년 1월 82.6에서 12월 85.9로 연간 3.9% 상승한 반면, 2015년에는 86.2에서 95.2로 10.4% 상승했다. 대개 전세집을 2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전셋값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최근의 전세 선호 현상은 전셋값 상승의 전조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2014년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급량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15만3666가구가 입주한 데 이어, 올해도 19만7662가구가 집들이를 진행 중이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에만 10~12월 아파트 2만526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전년 5321가구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어 내년과 후년에도 약 8만여 세대가 입주를 앞둠에 따라 이들 아파트중 상당수가 전세 매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여 서울 전셋값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당시에는 기준금리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세를 내놓으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져 전세 공급량 자체가 적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한미간 금리 격차가 ‘0.75%’까지 벌어지면서 우리도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함 랩장은 “입주량은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2014년 전세대란 당시와 비교가 어렵다”면서 “집주인들이 앞다퉈 내놨던 보증부 월세도 최근 전셋값 안정세와 금리 인상 기조로 전세로 바뀌는 경향이 있어 당분간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는 요인은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집값이 최근 급격히 오른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고 전세집에 눌러 앉는 사람이 늘 경우 전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의 전셋값이 안정을 찾으면 경기도로 진출했던 세입자들이 서울로 다시 복귀하거나 분양시장에서 청약을 기대하는 대기수요가 생기는 등 전세 선호로 국지적인 오름세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함 랩장은 “전세대출이 어려워 지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지면서 자가보다 임차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감정원 전세수급동향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9월 기준 수급지수는 98.3로, 전월 93.9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

이 지수는 전세시장의 수급상황을 기준치를 100으로 놓고, 0부터 200까지 나타낸 것으로 100 미만이면 공급이 많다는 뜻이고 그 반대면 공급이 적다는 뜻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2월 99.5를 기록한 이래 최근 8개월동안 기준치를 밑돌고 있지만, 지난 5월(85.1) 저점을 기록한 이후 4개월째 증가하며 기준치에 가까워 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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