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전세난에…‘半전세’ 가격도 오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일 17시 32분


코멘트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서 보증금 비중이 높고 월세가 낮은 ‘반(半)전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과 전세를 원하는 세입자의 수요가 맞물리며 서울 강남3구와 대구 등 이주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전세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2일 내놓은 ‘7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월세 보증금이 전세금의 60%를 초과하는 ‘준(準)전세’의 가격이 6월보다 0.21% 상승했다. 전체 월세 상승률(0.03%)의 7배 수준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부는 지금까지 쓰던 ‘반전세’란 용어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준월세’ ‘준전세’ 등 기준을 세분화해 정한 새 용어들을 쓰기로 했다.

보증금이 전세금의 10% 미만인 일반 월세(―0.08%)와 전세금의 10~60%인 준월세(―0.01%)는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준전세는 대구(0.46%)와 제주(0.45%), 인천 및 광주(0.32%)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대구는 지역에서 선호하는 학군인 수성구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컸다. 제주는 혁신도시와 신규택지개발지구로의 이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높아졌다. 서울(0.29%)도 전국 평균인 0.21%를 웃돌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은 재건축 사업 추진으로 이주 수요가 늘어난 강남권을 중심으로 준전세 가격이 올랐다”고 밝혔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의 준전세 가격이 0.26% 오른 반면 연립주택(0.17%), 단독주택(0.09%)은 상승률이 다소 낮았다.

전국 월세 주택의 평균 가격은 보증금 4580만 원, 월세 56만 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평균 ‘보증금 1억84만 원-월세 81만 원’을 내고 있으며 수도권은 보증금 6550만 원에 월세 69만 원, 지방은 보증금 2779만 원에 월세 43만 원이 평균 가격이었다.

준전세의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금리로 기존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집주인들의 수요가 늘면서 준전세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연내 대규모 이주가 예정된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집주인들이 전세 재계약을 할 때 오른 전세금만큼을 월세로 전환하려고 하기 때문에 준전세의 가격 상승이 당분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은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 등에 따라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월세 유형별로 매달 가격 동향을 공개할 방침이다. 과거 감정원이 월세가격동향을 발표하긴 했지만, 조사 대상이 8개 시·도(3000가구)에 불과했고 보증금 규모에 따른 유형 구분을 하지 않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상훈기자 janua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