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완화 ‘약발’ 22주만에 끝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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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이남 11개구 평균 ―0.02%… 재건축 위축으로 강남구 등 낙폭 커
전세가율은 1998년이후 가장 높아

대출, 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서울의 한강 이남 지역 아파트 가격은 22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6% 올랐지만 상승폭은 0.0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서울 한강 이남 11개 구는 전주보다 평균 0.02% 떨어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인 6월 23일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22주 만에 하락세로 반전한 것이다.

김지홍 감정원 주택통계과장은 “재건축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권은 높은 호가에 추격 매수세가 부족해 거래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단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하락폭이 컸다. 강동구와 강남구는 각각 0.15%, 0.05% 떨어졌고 서초구와 송파구는 보합(0%)을 보였다. 단일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4단지 전용 99m²가 전주보다 1000만 원 떨어진 7억8500만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58m²도 9억1500만 원에 거래되며 전주보다 500만 원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조사에서도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하락세에 따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의 둔화가 뚜렷했다. 17일 기준 강남구(―0.02%), 송파구(―0.01%), 서초구(0.00%) 등에서 전주 대비 하락 또는 보합이었다. 서울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낮아진 0.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임희열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강남3구 아파트 가격 하락에 대해 “집값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는 저금리 전세대출로 매매보다 전세를, 매매 전환 수요는 기존 주택보다 분양시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세금 상승세는 계속되며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KB국민은행이 발표한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보다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오른 69.6%, 65.2%로 나타났다. 전국 및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KB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감정원에 따르면 전세금은 2012년 9월부터 2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 들어 10월까지 상승률은 2.82%로 지난 5년간(2009∼2013년) 연 평균 상승률(5.55%)에 비해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김세기 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월별 상승폭이 둔화되며 전세금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이미 전세금이 오를 만큼 올라 있어 세입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부동산 규제완화#아파트 매매가격#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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