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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인당 年651만원 혜택”… 상인 “최저임금 피해 보전 턱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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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인당 年651만원 혜택”… 상인 “최저임금 피해 보전 턱없어”

이은택 기자 , 송충현 기자 , 강승현 기자 입력 2018-08-23 03:00수정 2018-08-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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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발표]호응 못얻는 정부대책

정부가 22일 발표한 37개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대책은 한마디로 재정을 투입해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틔워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책 수혜자들은 대부분 단기 처방인 데다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 근본대책을 빼놓고 세금으로 수습하려는데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날 발표한 37개 대책 중 새로운 내용은 △종량제봉투 위탁판매 수수료 현실화(최대 9%로 인상) △소상공인 관련 단체에 최저임금위원회 추천권 부여 등 2개다. 나머지는 기존 지원책 범위와 규모를 늘렸다는 평가다.

○ 총 ‘7조 원+α(알파)’ 재정 투입

우선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에 6조 원이 투입된다. 근로장려금은 저소득층 근로자나 자영업자가 낸 세금의 일정액을 돌려주는 제도다. 현재 가구당 최대 250만 원이 지급된다. 정부는 근로장려금의 소득 요건과 재산 기준을 완화해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경우 지원 대상을 기존 57만 가구에서 115만 가구로, 지원액은 4000억 원에서 1조3000억 원으로 늘린다.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범위도 늘어난다. 최저임금 인상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5인 미만 사업장’은 인당 지원액이 월 13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오른다. 또 지금까지는 30인 미만 사업장만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3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도 ‘60세 이상 고용위기지역 근로자’ ‘30인 이상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근로자’ 등은 지원을 받는다. 사회보험료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두루누리(국민연금+고용보험료) 지원 확대에도 4000억 원을 투입한다. 내년도에 투입되는 직접 자금 지원액은 총 6조1700억 원이다.

자영업자의 경영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6000억 원+α(알파)’가 투입된다. 연말까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이 추진되고 온라인 판매업자, 개인택시 사업자는 0.5∼1.2%포인트가량 수수료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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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가 아예 없는 일명 ‘제로페이’를 조기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용자에게는 ‘사용액의 40%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공무원 복지포인트도 제로페이 전용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내년에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기존 대형 카드사들의 이익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정책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연매출 10억 원 이하 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세액 공제 한도도 500만 원에서 2020년까지 7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최대 200만 원을 세금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농수산물 식재료를 구입하는 음식점의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는 5%포인트 늘린다. 이는 음식점 주인이 구입한 농수산물 구입 비용의 일정액을 세금에서 빼주는 제도다. 6만2000명 정도의 자영업자가 1인당 평균 약 100만 원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연매출 4800만 원 미만 간이과세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 면제 기준을 완화해주고 내년도 신고분(올해 매출)부터 면제 기준을 현행 24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약 11만 명이 1인당 평균 20만 원의 혜택을 본다.

종량제봉투 위탁판매 수수료를 현행 3∼7%에서 최대 9%로 올려주고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매출 대금 정산 기간을 하루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된다. 올해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의 불공정 논란을 고려해 소상공인 관련 단체가 추천한 사람을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전통시장 시설지원 확대, 자영업자 폐업비용 및 구직활동 지원, 구직촉진수당(월 30만 원 한도 3개월 동안) 신설 등도 추진된다.

○ “또 세금으로… 근본대책 빠져”

정부 발표 직후 전국편의점가맹점협의회는 “이번 대책안은 동족방뇨(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매출액에서 담배세금이 차지하는 금액을 제외해 달라’는 요구가 빠진 데 대해 분노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의회장은 “세금으로 지원하는 임시방편은 절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숫자가 실제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직원 3명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며 매출 5억 원(종합소득 6000만 원 이하)을 올리는 식당 주인 A 씨의 경우 정부는 “연간 약 651만 원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액을 고려하면 A 씨의 인건비 부담은 616만9680원이 늘어난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지원 대책 중 시행이 불투명한 것들을 제외하면 혜택보다 인건비 증가가 더 크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피해를 보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사태를 불러온 근본 원인인 ‘최저임금’ 대책이 빠졌다는 점도 비판받았다. 조정숙 고용노동부 일자리안정자금지원추진단 과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요구하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소상공인 관계자는 “최저임금 하나를 조정하면 풀릴 문제인데 정부가 고집을 부리며 온갖 엉뚱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nabi@donga.com / 세종=송충현 / 강승현 기자
#최저임금#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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