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세 등 전폭지원… 일자리 34만개 돌아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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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턴 못하는 기업들]기업 U턴 성공한 美-日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린 유턴 사례는 애플이 미국 내에 일자리 2만 개를 창출하고 해외 유보금 2520억 달러(약 270조 원)를 미국으로 들여오기로 결정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대폭 낮추고 해외에 보유한 현금을 들여오면 한시적으로 낮은 세금을 매기겠다고 하자 애플이 이에 화답한 셈이다.

애플은 해외 현금자산을 들여오면서 380억 달러(추정치)의 세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미국에 제2본사를 짓는 등 미국 경제에 3500억 달러(약 376조 원)를 기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미국은 이처럼 해외에 나갔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유턴기업들에 세금 감면을 포함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동원해 2010∼2016년 2232개의 공장을 유턴시켰다. 이 덕분에 34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일본 역시 유턴기업에 대한 대규모 지원을 통해 해외 진출 기업을 대거 국내로 복귀시키면서 7년 만에 1000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본은 2000년대 이후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 유연성을 높이며 외국에 나간 기업의 발길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아베 신조 정권은 법인세율을 낮추고 엔저(低)를 유도해 기업의 비용 부담도 낮췄다. 그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724개 기업이 돌아왔다. 도요타와 닛산은 연간 10만 대의 자동차를 만드는 북미 생산라인을 일본으로 가져왔다.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는 35년 만에 일본 내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한국 국회에서도 지난해 5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턴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 법안은 국내 복귀 후 소득세 또는 법인세 면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8년으로 늘리고 50% 감면 기간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미국 일본 등 외국 사례를 참고해 세제 혜택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기업이 무슨 이유로 해외에 나갔는지 실태조사부터 해야 한다”면서 “이 조사를 바탕으로 돌아올 의사가 있는 기업에 대해 맞춤형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정책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들이 기업에 높은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면서 “기업의 입지 조건이 나빠지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나 세금 감면 등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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