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금융지주 각축…너도나도 뛰어든 까닭은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1일 07시 03분


코멘트

신한·하나, 인터넷銀 도전…KB·우리는 이미 지분 참여
시중은행과 시너지 노려…“대형지주가 독식” 지적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모두 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KB와 우리가 각각 카카오뱅크(카카오)와 케이뱅크(KT) 주요 주주로 참여 중인 가운데 신한과 하나도 각각 비바리퍼블리카와 SKT·키움증권과 손잡고 신규 인터넷은행 출사표를 던졌다. 금융당국은 최대 2곳에 신규 인터넷은행 허가를 내주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선 자본력이 있는 신한과 하나 컨소시엄이 모두 신규 인터넷은행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지주가 인터넷은행을 독식하면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인 혁신성과 차별성이 흐려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최대 2곳의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를 내주고 난 뒤에는 사실상 문을 닫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이후로 당분간 신규 인가는 어렵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 금융지주 각축전…신규 인가는 신한vs하나 2파전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2파전이다. 신한금융은 간편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하나금융은 SKT·키움증권과 손을 잡고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신한컨소시엄이 신규 인터넷은행에 선정되면 비바리퍼블리카가 최대주주로 나서고 신한은행도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자본력을 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측은 “이런 모델로 하면 혁신성과 안정성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컨소시엄에서는 키움증권이 최대 주주로 나선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증권사 1위사이자 모회사가 1세대 벤처기업 다우기술이다.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한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혁신 정보통신(ICT) 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자를 우대한다. SKT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이라 ICT기업 특례를 적용받지 못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까지만 가질 수 있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10%,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통해 케이뱅크 지분 13.8% 보유하고 있다. NH농협금융도 NH투자증권을 통해 케이뱅크에 지분 10%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지주 디지털 주도권 경쟁…인터넷銀 본 취지 퇴색 비판도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에 일제히 뛰어든 가장 큰 이유로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을 더한 시너지 효과가 꼽힌다.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보다 훨씬 더 강한 규제를 받고 있고, 인터넷은행은 완전 비대면 영업에서 오는 한계가 있어서 양쪽의 한계를 서로 메워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대형은행이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며 “ICT 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우리가 그간 생각해내지 못한 혁신적이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승기를 잡는 금융그룹이 혁신적인 이미지를 갖고 디지털 사업을 주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이 대형 금융지주사끼리 경쟁하는 구도로 전개되는 것에 대해 회의론도 일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본 취지는 기존 금융권에 없는 새로운 ‘메기’를 출현시키는 것이었다. 추가 인가의 목표도 은행산업의 경쟁도 제고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창립 이래 계속 적자를 보고 있고 있다. 2017년 케이뱅크는 838억원, 카카오뱅크는 1045억원 손실, 지난해에는 3분기 기준 각각 580억원, 159억원 손실을 냈다. 인터넷은행 출범 후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해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올라섰다. 네이버가 신규 인터넷은행에 나서지 않으며 바로 이런 상황을 지적했다. “국내에서 인터넷은행은 돈이 안되고 더 이상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가 오랫동안 없을테니 대형 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에 우선 참여한 뒤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전략적인 성격도 크다”고 평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News1 DB

© News1 DB

© News1

© News1

© News1

© News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