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성과를 내려면 장기 투자가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3일 1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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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기금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전무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CPPIB처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영본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 6월 CPPIB의 전무로 승진했다. 12명으로 구성되는 CPPIB 경영진에 포함됐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한 그는 삼일PwC, 맥킨지, 칼라일그룹 등을 거쳐 2007년 CPPIB에 합류했다. 그는 특히 사모투자펀드(PEF)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 관련 업계에선 최고의 전문가로 불린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인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투자를 집중했고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점도 CPPIB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쿼터(quarter)라는 표현을 쓸 때 3개월이 아니라 최소 25년(quarter of century)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간 단위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과 투자할 상품을 들여다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는 미국을 제외하곤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지역이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899억 캐나다달러로 전체 CPPIB 자산의 25% 수준에 달한다. 성과도 좋다. 최근 10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본부 수익률은 CPPIB 전체 수익률을 웃돌았다.
김 대표는 성공이 가능했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인력 관리를 꼽았다. 그는 “우수한 실적을 내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 경험이 많은 전문가 확보가 중요하다”며 “한 직원 선발에 평균 1년 정도 시간을 사용할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한국을 중국 인도 일본 호주와 함께 아시아의 중요한 5개 핵심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한국 투자액도 65억 캐나다달러 정도에 달한다. 바쁜 일정에 지역 특성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지적에 “해외 투자가 많다 보니 모든 지역을 다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능력 있는 로컬 투자회사와 공동 사업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2의 김수이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두 낫 기브 업(Do not give up)’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며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여성이어서 겪어야 할 수많은 역경이 있다. 그럴 때마다 이겨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토=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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