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매각 추진… 한앤컴에 1조5000억, 36년만에 사업 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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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종합해운 계열사인 SK해운 매각을 추진한다. 30일 SK에 따르면 SK그룹은 SK해운이 발행하는 1조50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의 지분을 최대 90% 가까이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SK㈜에는 소수 지분만 남아 SK그룹이 1982년 유공해운을 설립하며 해운업을 시작한 지 36년 만에 철수하게 된다.

SK그룹이 1980년 인수한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에 원유의 안정적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공해운은 2000년대 초중반까지 해운업 호황을 거치며 꾸준히 성장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팬오션에 이어 국내 4위 해운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2017년 자본잠식에 빠졌다. SK해운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391%에 이른다.

SK그룹은 지난해 4월 물적분할을 통해 SK해운을 우량회사와 부실회사로 나눠 선박 10척을 팔고 적자인 장기용선 계약을 해지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가진 자회사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시킨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매각의 이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해운 대주주는 SK㈜로 지분 57.22%를 보유하고 있으며, SK㈜는 최태원 회장이 2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SK해운도 규제 대상이 된다. SK㈜ 관계자는 “매각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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