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빚 돌려막기… 3곳이상 ‘다중채무’ 500兆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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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여러곳서 돈 빌린 418만명
1인당 1억… 채무 5년새 56% 급증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보유한 빚이 5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금융사 5곳 이상에 빚을 진 악성 채무가 120조 원을 넘어섰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 금리가 뛰고 있어 이들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 부실의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는 418만2676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총 493조1440억 원이었다. 2012년 말(316조439억 원) 이후 5년 반 만에 56% 급증한 규모다.

다중채무자 1인당 빚은 1억1790만 원이나 됐다. 고용대란의 직격탄을 맞은 40대 중년층과 최저임금 인상의 타격이 큰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5곳이 넘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이 104만4120명(대출액 120조5658억 원)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 4명 중 1명이 빚 돌려 막기로 근근이 버티는 악성 채무자인 셈이다.

또 저축은행, 캐피털, 단위 농·수협 등 비(非)은행권의 다중채무액이 256조 원을 넘어서며 전체 다중채무액의 절반을 웃돌았다. 2012년 말보다 65% 급증한 규모로 증가세도 더 가팔랐다.

제2금융권은 저소득·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몰려 있어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연체나 파산으로 제2금융권의 부실이 발생하면 시차를 두고 은행권 전반의 부실로 전염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 기자
#다중채무#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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