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켜보자”… 선강퉁 첫날 中증시 약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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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하락 우려로 관망세
“中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 보며 단기투자보다 중장기적 접근을”

 
침체된 중국 증시를 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선강퉁(선전과 홍콩 주식 교차 거래) 개장 첫날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지켜보자”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8% 하락한 10,784.33으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0.26%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21% 떨어지는 등 중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주식 교차 거래) 시행일인 2014년 11월 17일에도 중국 증시는 0.17% 하락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선강퉁 시행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1% 올린 6.8870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 증시의 자금 유출 가능성도 커졌다. 외신들은 이날 홍콩에서 역외 위안화의 하루짜리 대출금리(HIBOR·하이보)가 약 석 달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12.4%)가 되자 중국 당국이 위안화 방어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2주 전 선강퉁 시행이 예고된 직후 매수를 해온 투자자들이 개장 첫날부터 적극적으로 차익을 실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통화가 중국 증시에 악재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선강퉁 특수를 기대했던 17개 국내 증권사도 맥이 빠졌다. 증권사들은 선강퉁에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한 투자자에게 여행상품권 또는 백화점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담 전화는 많았지만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실제 투자로 이어진 경우는 적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 증시의 폭등과 폭락을 목격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선전 증시에는 성장 종목이 많아 단기 투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중국 당국이 자국 금융시장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이건혁 기자
#선강퉁#중국증시#위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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