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 매각 불발… 법정관리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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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社 구조조정 표류]SM그룹 “부실 추가발견” 인수 유보
채권단과 가격협상 사실상 결렬
우리銀 “흑자회사… 재매각 추진”… 2년간 수주 못해 협상 쉽지 않을듯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중인 SPP조선의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STX조선해양과 같이 SPP조선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채권단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SPP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삼라마이더스(SM)그룹은 협상 시한을 20일에서 27일로 연기했으나 가격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협상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SM그룹은 3월 채권단과 SPP조선 사천조선소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채권단은 추가 협상에 따라 최대 625억 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SM그룹은 정밀 실사에서 부실을 발견해 1400억 원의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에 추가로 400억여 원을 깎아줘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채권단은 거부하고 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채권단이 깎아주기로 한 625억 원에서 하자 보수와 세금, 이자, 시설투자비 등을 부담하고 나면 78억 원밖에 남지 않는다”며 “구조조정과 덕포공장 정상화 등에 추가 자금이 투입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SPP조선은 2010년 5월 자율협약을 시작해 지난해 고성조선소와 통영조선소를 폐쇄했다. 지난해 기준 자율협약 중인 조선소(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중 유일하게 577억 원의 흑자를 냈다. 현재 사천조선소에서 보유한 수주잔량은 12척으로 2017년 3월 인도가 끝난다. 그러나 2014년 7월 이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해 내년이면 독(dock)이 빌 수도 있다.

우리은행 측은 “매각이 결렬되면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SPP조선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낸 데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 등이 2200억 원 정도 있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정관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선박 건조가 지연되는 등의 변수 때문에 법정관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원활한 선박 제작 공정을 위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선업계 최고경영자(CEO)와 고위 임원들은 다음 달 6∼10일(현지 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조선해양박람회인 ‘포시도니아’에 참석해 수주 총력전에 나선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사업대표(부사장)가 참석한다. 성동조선해양에선 김철년 사장이 노조와 함께 선주들을 만난다. 포시도니아는 독일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SMM)’, 노르웨이 ‘노르시핑’과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박람회로 꼽힌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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