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224조원 ‘사상 최대’…급증세는 주춤, 풍선효과 뚜렷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6일 17시 13분


코멘트
기업 구조조정으로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1224조 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주택대출 규제의 여파로 부채 급증세는 주춤해졌지만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취약계층이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는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7월부터 은행권에 이어 보험권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23조7000억 원으로 작년 말(1203조1000억 원)보다 20조6000억 원(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부터 매분기 33조~38조 원 가량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풀 꺾인 수준이다. 하지만 200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1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액을 합친 금액이다.

가계대출 잔액은 1158조50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20조5000억 원 늘어 지난해 4분기(36조5000억 원)보다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대출 증가액 가운데 예금은행 대출은 27.2%(5조6000억 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15조 원은 저축은행,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보험사 등 제2금융권 대출이었다. 특히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증가폭(7조6000억 원)은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는 2월부터 수도권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이자 부담이 높은 제2금융권 대출로 밀려난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7월부터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험권 대출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상호금융권의 대출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