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첩첩악재’… 2000선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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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 쇼크에 美금리 불안 겹쳐… 코스닥도 다시 710선 물러나
국제유가 급락… 中증시 1.1% ↓

국내 기업들의 실적 쇼크에 중국증시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특히 달러 강세의 여파로 외국인들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서둘러 발을 빼면서 ‘코스피 2,000-코스닥지수 700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67포인트(1.07%) 하락한 2,008.49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만 해도 2,030선을 사수했던 코스피는 이날 장중에 2,005.21까지 빠지며 2,000선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주요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부진 우려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4∼6월) 실적부진 여파로 지난달 말 8개월 만에 120만 원 아래로 추락한 삼성전자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등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들이 2∼3%대로 하락했다.

국제유가 급락세도 증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89% 급락했다. WTI는 7월 한 달간 21% 폭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이 여파로 국내증시에서 롯데케미칼이 13% 이상 폭락했고 S-Oil,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 정유·화학주들이 일제히 5∼7% 급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48% 하락해 714.34에 마감했다. 지난달 말 6거래일 만에 간신히 반등해 720선을 회복했던 코스닥지수는 다시 710선으로 물러났다.

국내외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증시의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도 등락을 거듭하다가 1.1% 하락한 3,623.43으로 마감했다. 1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8로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지난달 말 나온 잠정치(48.2)와 전달 지수(49.4)에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대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시계 제로’의 안갯속에 빠져들자 주식시장의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달 9000억 원 이상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운 기관들은 이날 하루에만 1060억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전달(1조7900억 원)에 이어 90억 원을 내다 팔며 순매도를 이어갔다.

증시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달 안에 코스피가 1,950선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는 증시가 답보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며 “원화 약세(환율 상승) 영향으로 환차손에 민감한 외국인들이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 시장을 현금인출기(ATM)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코스피#악재#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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