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체험형-명품거리… 빅3 면세점 ‘무술 大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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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터미널 18일 개장

이달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롯데, 신라, 신세계 ‘빅3’ 면세점도 일제히 문을 연다. 이들은 체험형 매장과 플래그십 매장 등 기존 공항면세점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로 손님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를 포함한 6개 사업자가 9597m² 규모, 33개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해 입찰에서 롯데는 주류·담배·식품 구역을, 신라는 화장품·향수 구역을, 신세계는 패션·잡화 구역을 차지했다.

롯데면세점에는 총 1407m²(약 426평) 규모로 13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바(BAR) 형태로 구획을 나눈 316m²(약 95평) 규모의 주류·담배·식품 플래그십 매장이 차별화 포인트다. 고객은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등 유명 주류 브랜드의 바에서 제품을 시향·시음할 수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공간이 마련돼 고객들은 릴, 아이코스 등을 사는 것은 물론이고 흡연도 해볼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체험형 면세점’을 내세웠다. 총 2105m²(약 637평)의 매장에는 샤넬, 디올, 랑콤 등 11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고객들은 매장에서 신상품을 사용해 보고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메이크업 제품을 생생히 느껴볼 수도 있다. 샤넬, 디올, 랑콤, 에스티로더, SK-Ⅱ, 설화수 등 6개 브랜드를 파는 매장은 기존 공항의 매장 대비 3배 규모로 확대한다.

신세계면세점은 2015년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철수했던 샤넬을 다시 유치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300m²(약 1303평) 규모의 매장에 패션·시계·주얼리 등 170여 개 브랜드를 운영할 신세계면세점은 ‘하이부티크 스트리트’형 매장을 선보인다. 이는 샤넬, 구찌,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20여 개 매장을 한데 모아 해외 거리처럼 조성한 것이다. 국내 면세업계 단독으로 발렌티노와 리모와도 입점한다. 라인, 카카오, 뽀로로 등 인기 캐릭터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캐릭터 존도 국내 공항 면세점 최초로 들어선다.

새 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면세업계는 들뜬 분위기지만 기존 1터미널 매출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는 임대료 조정을 협상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1터미널 이용객이 약 30%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임대료도 30%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지난해 11월 업체들에 제시했다. 업체들은 객단가(인당 구매 금액) 변화 및 각 업체 입점 위치 등을 고려한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며 공사 측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2터미널 개장 전에 협상을 마친다는 목표였지만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협상 기한이 5개월가량 남은 만큼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매출 급감을 이유로 임대료 조정을 요구해온 롯데면세점과의 임대료 조정 협상도 남은 숙제다. 공사 관계자는 “아직 롯데면세점이 공식적인 철수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21억 달러(약 2조3313억 원)로 사상 최대였다. 인천공항공사는 2년 연속 공항면세점 매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두바이공항이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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