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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밤새 기다리는데…코리아세일페스타 시민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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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밤새 기다리는데…코리아세일페스타 시민 외면

뉴스1입력 2017-10-04 07:24수정 2017-10-04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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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에 구조적 문제까지 흥행실패 당연 지적
관 주도 한계…자발적 민간 행사 승화시키기 관건
국가 차원의 쇼핑행사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막을 올린지 엿새가 지났으나 행사 열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최대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블프)’를 본떠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로 기획했지만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아 이대로 가다간 행사 자체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지난달 28일을 시작으로 이달 31일까지 34일간 지속된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350여개 기업이 참가해 최대 80%의 할인 상품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정부 측 홍보와는 달리 거리 상가의 쇼윈도나 백화점 매장 곳곳에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세일’ 플랜카드만 걸려 있고 미국의 블프처럼 매장 문 열기를 기다리는 사람조차 없다.

온라인 모 커뮤니티에는 집 인근 백화점에서 발송한 고객홍보물(DM)에서 최대 80%까지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갔지만 할인 상품을 찾을 수 없었다는 글도 올라왔다.

비인기 상품 재고떨이에 할인율을 높여 생색만 내거나 홍보와는 달리 할인폭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유통매장이 대부분이어서 과연 최대 할인행사가 맞느냐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주부 임모씨(37)는 “추석명절 음식을 장만할 겸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웬만한 곳을 다 돌아다녔지만 할인율은 평소와 차이가 없고, 주변 지인들은 아예 행사 자체를 모르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근혜정부는 내수 진작 차원에서 미국의 블프와 같은 거대 쇼핑행사를 만들자며 40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이 행사를 기획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대의 쇼핑관광축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행사 분위기는 초라하다.

업체들의 자발적 참여로 대규모 세일행사를 정착시킨 미국의 블프와 달리 정부의 ‘치적쌓기식’ 행사 주도가 독이 됐을까. 국내 주요 제조업체는 정부 주도의 행사 참여 자체에 탐탁지 않은 눈치고, 소비자들의 느끼는 인지도도 바닥 수준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행사 참여기업은 유통 115개, 제조 58개, 서비스 96개 등 총 269개사에 불과하다. 미국의 블프에 미국 내 거의 모든 대형 매장이 참여하는 것에 비하면 볼품이 없다.

정부는 업계 참여 확대를 위해 산업부의 예산만 51억원을 편성하는 등 작년보다 행·재정적 지원을 크게 늘렸지만 대다수의 제조업체들이 행사 참여를 꺼리고 있다.

학계 한 인사는 “자발적 쇼핑 축제인 미국 블프를 모방한다면서 정부가 주도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업계의 자발적인 의지 없이는 결국 알짜상품이나 대규모 할인 없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흥행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크다. 상품을 만드는 제조업체가 아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위주로 행사가 이뤄지다 보니 할인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블프는 가전, 생활필수품 등 제조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연말 상품 재고처분을 위해서라도 평균 할인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파격적인 세일을 단행한다.

미국 내 유통업체들은 제조기업으로부터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답게 물량확보에 여념이 없고, 미국시민들은 엄청난 할인율에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라도 원하는 제품을 사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통업체가 판매 수수료만 챙기는 유통구조상 할인폭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주요 유통매장에서 기를 쓰고 할인을 하더라도 ‘제살 깎아먹기’식 가격경쟁에 그치는 구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참여율이 떨어지는데 과연 미국의 블프처럼 이 행사가 흥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런 식이면 어느날 조용히 행사 자체가가 사라질텐데 자발적인 축제로 승화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더해 사드(THAAD)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나 역대 최장의 추석 연휴에 따른 해외여행객 증가도 행사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흥행 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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