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공기계, 국내가격이 美의 두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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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자연대 주장 “美 실구매가 48만원, 韓 102만원… 통신사 약정 유도하는 담합 탓”

삼성전자 갤럭시 S8의 언락폰(unlock phone·무약정 공기계)의 국내 판매 가격이 미국보다 2배 이상 비싸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와 시민단체로부터 관련 문제 제기가 잇따르며 가계 통신비 인하 불똥이 단말기 가격에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9일 한국과 미국의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 S8 무약정폰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 가격이 102만8000원으로 미국(724.99달러·약 82만 원)보다 약 20만 원 높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중고폰 보상을 받아 갤럭시 S8를 사면 실구매가가 424.99달러(약 48만 원)까지로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국내 언락폰이 비싸다는 지적에 가세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내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언락폰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라며 “필요 시 스마트폰 제조사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녹소연은 앞서 “언락폰이 이통사 약정폰보다 비싼 것은 통신사와의 약정을 유도하는 일종의 담합”이라며 공정위 조사를 요청했었다.

그동안 언락폰은 단말기 종류가 적고 통신사 혜택에서 제외돼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단말기 완전 자급제’ 법안 발의 등으로 단말기 구매와 통신사 가입을 따로 하는 가능성이 열리면서 관심을 받게 됐다. 이통사가 마케팅비를 줄여 요금 인하 여력을 높이고 제조사들 간 경쟁 촉진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체 단말기의 40∼50%가 자급제로 팔린다.

이통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약정폰은 통신서비스와 연계되어 장려금이 나와 단말기에 마진을 덜 붙여도 된다. 하지만 제조사가 직접 파는 언락폰은 (장려금이 없어서) 해당 마진만큼 비싸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폰 한 개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등 판촉 행사를 자유롭게 실시하는 해외와 단통법 등으로 판촉이 제한된 국내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단말기를 해외에서 사도 유심만 끼우면 국내에서 쓸 수 있다. 아이폰은 국가별로 서비스를 제한하는 컨트리락이 설정돼있어 일부 유럽국가나 일본에서 산 단말기를 국내에서 쓰려면 해제비용이 추가로 들기도 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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