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덕후 입소문이 매출 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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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캐릭터 화장품 ‘불티’ 마니아 취향 자극해 구매유도
“주변 소비자에 파급효과 커”

특정 분야를 깊이 파고들며 자신만의 취미를 고집하는 ‘덕후’(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의 변형)들이 유통업계의 마케팅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18일 화장품 브랜드 미샤에 따르면 최근 이 업체가 내놓은 미니언즈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클렌징폼 3종이 품절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정판 메이크업 제품이 ‘대박’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어퓨가 내놓은 한정판 도라에몽 에디션 메이크업 제품은 전 품목이 1시간 만에 온라인 전용 몰에서 품절됐다. 이후 화장품업계에서는 리락쿠마, 라인프렌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캐릭터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 출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떤 업체도 가격이나 기능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계속 내놓기는 어렵다”면서 “그 대신 수집욕을 자극하는 한정판 제품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붐을 일으키려는 전략이 먹히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직접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 흥미를 끄는 전략도 통하고 있다. 이니스프리의 ‘마이쿠션’은 고객이 케이스와 내용물을 골라 자기만의 쿠션파운데이션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5월 1일 마이쿠션을 선보인 뒤 두 달간 이 회사의 쿠션 제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배로 늘었다. 세븐일레븐이 4월부터 내놓은 ‘동원참치라면’은 첫 일주일간 20만 개가 팔렸다. 라면에 참치를 넣어 먹는 ‘편의점 덕후’들의 레시피를 참조한 메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취미생활을 중시하고 혼자 사는 싱글족이 주로 편의점을 이용하는 만큼 덕후들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덕후들의 취향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이들이 전체 소비를 선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광고마케팅 전문가 김선태 대홍기획 팀장은 “최근의 덕후 취향 제품들은 특정 팬층을 공략해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니치 전략을 택한 것”이라며 “덕후들은 소수지만 주변 소비자들에게 전문가로 인정받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은 영향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유통#덕후#마니아#한정판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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