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다구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마지막날도 관광객 북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6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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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사진=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이렇게 매장이 넓고 물건도 많은데 문을 닫는다고요?”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몰 8층에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화장품 매장. 한국산 화장품을 고르던 중국인 관광객 샤오칭(肖¤) 씨(여)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매장 안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화장품 매장 직원 A 씨는 “영업 마지막 날인데도 평소처럼 관광객이 많이 방문했다”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26일 오후 9시에 문을 닫았다. 이 면세점은 1989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문을 열어 2014년에 지금의 월드타워점으로 옮기는 등 27년 간 영업해 왔다. 6월 30일이 정식 영업 종료일이지만 일반인 대상으로 제품을 파는 것은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6112억 원의 매출을 올려 서울 시내 면세점 중 3위를 차지했던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7월 시작된 롯데그룹 형제의 난 등의 여파로 지난해 11월 면세 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했다. 올해 4월 관세청이 중소·중견 면세점 1곳을 포함한 4곳의 서울 시내 면세점을 12월에 추가 선정키로 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커졌지만 최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까지 겹쳐 재승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6개월 후 재개장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직원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직원 B 씨는 “오늘 문이 닫히면 언제 다시 열릴지 몰라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라고 말했다. 직원 C 씨는 “월드타워점이 재개장하지 못하면 롯데 소속 직원들은 다른 지점에서 근무해야 하는데 이미 그곳에는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이 있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월드타워점에는 롯데 소속 직원 150여 명과 브랜드 파견 직원 및 용역업체(환경미화, 보안 등) 직원 등 총 1300여 명이 근무해 왔다. 롯데 직원 대부분은 12월 재개장을 전제로 3개월은 유급 휴가를 받고 나머지 3개월은 롯데면세점의 다른 지점에서 근무한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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