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커피가 몰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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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 앞세워 국내 상륙

오스트리아 커피 브랜드 ‘율리어스 마이늘’의 비엔나 커피. 율리어스마이늘코리아 제공
오스트리아 커피 브랜드 ‘율리어스 마이늘’의 비엔나 커피. 율리어스마이늘코리아 제공
올해 7월 국내에 들어온 커피 브랜드 ‘율리어스 마이늘(Julius Meinl)’은 오스트리아 브랜드다. 1862년 브랜드가 만들어진 이후 150여 년 만에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들이 ‘아메리카노(원액을 물에 타 마시는 방식)’ 등 북미 위주의 메뉴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이 브랜드는 커피 위에 생크림을 올려 마시는 ‘비엔나커피’ 등 유럽식 커피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 유럽식 커피맛 내기 위해 현지서 가공

율리어스 마이늘의 한국 지사는 국내에 이 커피를 소개하면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식 커피 맛을 내기 위해 원두 가공 자체를 아예 오스트리아 빈과 이탈리아 비첸차 등 유럽 현지에서 한다는 것이다. ‘아인슈패너’, ‘프란치스카너’, ‘뷔너 멜랑즈’ 등 이름도 생소한 비엔나커피 한 잔 가격은 평균 5000∼6000원 수준. 업체 측은 국내 진출 초기여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을 한시적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황보천 율리어스마이늘코리아(JMK) 사장은 “미국 커피 위주의 국내 시장에 유럽식 커피시장을 만들겠다”며 “현재 국내 5개인 매장을 올해 말까지 2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미국 브랜드와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이디야 등 국내 브랜드로 대표되는 한국 커피시장에 ‘신진세력’이 밀려오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가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커피시장이 커진 가운데 새로운 브랜드들은 ‘고급 커피’라는 점을 앞세워 기존 브랜드의 틈을 비집고 진입을 시도하는 중이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미국 커피 브랜드 ‘스텀프타운’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가로수길과 현대백화점(팬케이크 매장 안 숍인숍 형태로 입점)에 잇달아 매장을 냈다. 미국고급커피협회(SCAA)의 품평에서 80점(100점 만점) 이상을 받은 원두로 만든 고급커피(스페셜티 커피)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스텀프타운 관계자는 “신맛이 강하지만 목넘김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 잔에 1만 원이 넘는 커피도 있다. 일화에서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 ‘카페 코나퀸즈’의 코나 100%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1만1000원이다. 카페 코나퀸즈 관계자는 “하와이 코나 지역에 자체적으로 재배한 코나 원두를 사용해 만드는 제품”이라며 “시큼하면서 톡 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화 측은 조만간 가맹 사업을 준비 중이다.

커피전문점에서 미술 감상까지… 새로운 커피 브랜드들이 고급화를 내세우며 진출하고 있다. 기존 업체들도 
매장을 바꾸거나 고급 원두로 만든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탐앤탐스는 고급 커피를 마시며 미술 작품 등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매장 ‘오디세이아’를 열었다. 탐앤탐스 제공
커피전문점에서 미술 감상까지… 새로운 커피 브랜드들이 고급화를 내세우며 진출하고 있다. 기존 업체들도 매장을 바꾸거나 고급 원두로 만든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탐앤탐스는 고급 커피를 마시며 미술 작품 등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매장 ‘오디세이아’를 열었다. 탐앤탐스 제공
○ 해외여행 경험으로 소비자 눈 높아져

지난해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으로 약 2조3000억 원이다.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올해는 2조5000억∼2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커피감별사 겸 커피전문가 권성진 씨는 “시장 규모는 커지지만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기존 커피 시장의 성장세는 한계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등으로 다양한 커피에 대한 경험이 많아졌고 ‘양’보다 ‘질을 따지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커피시장에서 ‘고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국내 커피시장을 선점한 기존 업체들도 고급화 전략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3월부터 단일 농장에서 재배한 희귀 원두로 만든 고급 커피(스타벅스 리저브)를 7개 매장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보통 크기(톨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은 6000∼7000원 수준이다.

‘탐앤탐스’는 고급 커피를 마시며 미술 작품 등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매장 ‘오디세이아’를 강남, 이태원 등 주요 상권 4곳에서 운영 중이다. SPC도 지난달 흑맥주 스타일의 ‘클라우드 앤드 커피’ 등 고급 커피 위주의 브랜드 ‘커피앳웍스’를 만들었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고급 커피시장 활성화는 업체들 자체적으로 품질을 높이며 국내 커피시장을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장점을 찾을 수 있는 반면 ‘고급화’를 명목으로 한 커피 가격의 상승은 우려할 점”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김성모 기자
#커피#고급화#율리어스 마이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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