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용악화 인구구조 변화로 설명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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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취업자수 감소”
통계청 12일 8월 고용동향 발표… 청장 경질 논란후 첫 지표 주목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고용 참사’의 원인에 대해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영향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11일 ‘9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고용 상황이 악화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의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였다”고 밝혔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10년 1월(―1만 명)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제조업이 부진해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일할 사람 수가 줄었고 업황이 위축된 불가피한 결과라는 해명이지만 KDI의 해석은 결이 달랐다. 내수 부진이 고용 악화의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를 총괄한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노동비용을 높여 단기적으론 취업자 수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지표가 위축되는 것만큼 경기가 같은 속도로 나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KDI는 한국 경제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도 분석했다. 전달까지만 해도 경기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이달에는 ‘개선 추세’ 문구를 보고서에서 삭제했을 뿐 아니라 경기가 하락세라는 점을 부각했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며 내수 증가세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어 경기의 빠른 하락에 대한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7월 기계류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었다. 8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기계류 수입액이 소폭 감소하며 8월에도 설비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9.2를 나타내며 소비 역시 부진하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상이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고 그 이하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한편 통계청은 12일 ‘8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취임한 뒤 처음으로 발표되는 고용 지표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예정에 없던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열릴 예정이라 8월 고용동향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고용악화 인구구조 변화#고용동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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