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 판매량 올 100만대 돌파… 친환경 바람 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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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본부 슈미트-에레라 COO
“하이브리드에서 순수 전기차까지 친환경모델 풀 라인업 갖춰
높은 환경기준이 오히려 기회”
美-中이어 세번째 ‘100만대 시장’… 그리스에 첫 수출 41년만의 쾌거


현대·기아차가 유럽 진출 41년 만에 유럽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7년 현대차가 그리스에 포니 300대를 수출한 이후 41년 만이다.

현대·기아차가 100만 대 돌파를 자신하는 것은 최근의 성장세 때문이다. 지난해 99만5383대를 판매해 10년 전인 2008년(50만8574대)과 대비해 거의 두 배로 성장했다. 올해에는 1∼8월 유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한 71만5050대에 달해 무난하게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유럽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100만 대 시장’으로 떠오른다.

업계 판매 순위도 2008년 10위에서 올해 1∼8월 기준 BMW와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비(非)유럽 중에서는 1위다. 현대·기아차가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잘나가는 이유가 뭘까. 현대차와 기아차에서 각각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토머스 슈미트 COO와 에밀리오 에레라 COO를 2일(현지 시간) 파리 모터쇼 현장에서 만났다.


슈미트 COO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는 친환경,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통한다. 현대차는 친환경차에 강하고, 고성능 N 브랜드의 스포티한 라인업에서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현대차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로 통했는데 현재는 기술력 좋은 선진 브랜드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가 이날 파리 모터쇼에서 N의 유럽 공략 두 번째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선보인 것도 고성능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i30 패스트백 N은 올해 말부터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유럽의 까다로운 환경 기준은 현대·기아차에 있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레라 COO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95g 이하로 맞춰야 하는데 소비자 트렌드는 반대 추세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좋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 인기는 시들고,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은 SUV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트렌드에 맞추면서 강화된 환경 규제를 따르려면 결국 친환경차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에레라 COO는 “기아차는 낮은 단계의 하이브리드부터 순수 전기차까지 모든 단계의 전동화(electrification)에 대비돼 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판매 차량의 90% 가까이가 디젤인 곳도 있는데, 그들보다 훨씬 앞서 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아차는 올해 말 유럽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인 니로 EV 출시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이르는 완전한 니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니로의 모델은 미국의 유명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드니로는 파리모터쇼 기아차 기자간담회에서 화면으로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전기차에 강점이 있는 중국 자동차의 유럽 시장 진출 준비에 대해 에레라 COO는 “유럽은 안전, 환경 규제가 강해 중국차가 유럽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폴크스바겐 그룹이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이기 전이고 중국 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인 만큼 기아차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각각 올해 4% 이상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 슈미트 COO는 “현대차는 지난달 르노, 닛산도 통과하지 못한 강화된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을 통과했다. 수소차, 자율주행, 고성능 등 첨단 기술력으로 확고한 브랜드 위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현대-기아차#유럽#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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