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베이비 재규어’ E-페이스… 스포츠카 꿈꾸는 SUV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7월 30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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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인기가 여전하다. 한풀 꺾일 만도 한데 유난히 뜨거운 올해 여름에 발맞춰 소형 SUV 인기 역시 열기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각 제조사들은 무더위를 식혀주는 비처럼 야심차게 개발한 콤팩트 SUV 모델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재규어는 ‘베이비 재규어’를 표방하는 ‘E-페이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금까지는 고급 SUV 시장에서 ‘F-페이스’가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E-페이스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

특히 덩치가 큰 재규어를 ‘F-페이스’로 설정하고 E-페이스에 아기 재규어 콘셉트를 적용한 발상이 꽤 신선하다. 이 콘셉트는 실내 전면 윈도우 왼쪽 모서리 그림과 사이드미러 퍼들램프 웰컴 조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사의 나라’ 영국 태생 브랜드가 이렇게 ‘위트’ 있는 시도를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전반적인 상품성 역시 기대 이상이다. 생각보다 큰 차체와 넉넉한 공간,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를 갖췄다. 주행감각도 인상적이다. 재규어와 랜드로버 두 브랜드 특유의 감각이 잘 버무려졌다. 묵직하면서도 경쾌한 달리기실력을 보여준다. 2.0 가솔린 터보 모델 1종으로만 구성된 엔진 라인업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디젤 등 다른 엔진 도입된다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스포츠카 품은 외관 디자인… 당당한 비율 ‘시선집중’

외관은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스포츠카 ‘F-타입’에 적용된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높은 전고와 지상고만 아니면 영락없는 스포츠카로 보인다. 전면은 ‘J블레이드’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헤드램프와 브랜드 특유의 라디에이터그릴이 조합됐다. 측면은 짧은 전·후면 오버행과 매끈하게 다듬은 C필러 라인이 조화를 이뤄 날렵한 이미지를 살렸다. 테일램프는 F-페이스와 마찬가지로 F-타입에 적용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차체 크기는 길이와 너비가 각각 4395mm, 1984mm, 높이는 1638mm다. 현대자동차 투싼(4475x1850x1650)보다 길이가 짧지만 차체가 낮고 넓어 보다 안정적이면서 스포티한 실루엣을 갖췄다. 특히 커다란 휠 하우스와 넓은 차체가 조합돼 당당한 비율을 구현했으며 차를 더 커보이게 한다. 휠베이스는 2681mm로 크기가 큰 투싼(2670mm)보다 길다. 우수한 공간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 깔끔한 인테리어 구성… 넉넉한 실내 공간

실내는 브랜드 최신 인테리어가 반영됐다. 기능에 충실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다. 센터페시아에는 10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심플한 그래픽을 통해 각종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계기반과 연동된다. 특히 계기반은 간단한 설정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깔끔한 지도 이미지가 돋보이지만 실시간 교통정보와 경로 등 일부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공조기 버튼과 다이얼은 사용이 쉽고 조작감이 우수하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 노력이 엿보인다. 소재 역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고급스럽게 꾸몄다. 시트는 쿠션이 단단하면서 촉감이 부드러워 탑승 만족도가 높다. 열선과 14방향 조절 기능도 탑재됐다.
스티어링 휠은 F-타입과 동일한 핸들이 적용됐다. 스포츠카 운전 느낌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재규어 측 설명이다. 그립 두께는 여성 운전자에게도 적당한 굵기로 편안한 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적재공간도 주목할 만하다. 실용성에 초점을 둔 구성으로 꽤 넓은 실내와 트렁크 공간을 구현했다. 뒷좌석 레그룸은 생각보다 넓고 시트 등받이 각도도 적당해 성인 남성이 타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는 후면 서스펜션에 적용된 ‘인테그럴 링크(Integral Link)’ 덕분에 넉넉한 공간을 구현했다고 재규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인테그럴 링크는 재규어 뿐 아니라 랜드로버도 두루 사용하는 기술이다. 강성을 통해 세련되고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제공하면서 정교한 조립 기술이 적용돼 널찍한 트렁크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 경쾌한 주행성능… 날렵한 핸들링 ‘인상적’

파워트레인의 경우 국내 판매 모델은 2.0리터 인제니움 가솔린 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249마력, 최대토크 37.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최대토크가 낮은 엔진회전수(RPM) 구간에서 발휘하도록 세팅돼 저속에서도 경쾌한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엔진음은 다소 거칠게 설정됐다. 사운드 제네레이터에 의한 가상 사운드가 아닌 실제 엔진음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묵직한 엔진음이 고요하게 울려퍼진다.
주행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미끄러운 도로 주행을 위한 윈터모드를 비롯해 에코모드와 컴포트모드, 다이내믹모드 등 총 4가지를 고를 수 있다. 윈터모드에서는 저마찰 구동 기능을 활성화 시켜 저속 구간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에코모드를 켜면 계기반 그래픽이 바뀌고 운전 습관에 따라 녹색과 주황색, 빨강색 등 3가지 색상으로 연비 운전 여부를 표시해준다. 다이내믹 모드는 계기반이 빨간색으로 변경되고 엔진 반응과 스티어링 휠 감도 등이 달라진다.
날렵한 핸들링도 인상적이다. SUV 모델이지만 소형 해치백처럼 민첩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특히 빠른 속도로 진입한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랜드로버와 다른 핸들링 감각을 통해 차별화된 성능 구현에 공들인 재규어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 최신 운전 보조 시스템… ‘적극적으로 운전 돕는다’

최신 운전 보조 시스템도 대거 탑재됐다. 충돌 방지 보조 장치를 비롯해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사각지대 모니터링,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주차 보조 등이 적용됐다.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은 앞차와 충돌이 예상될 때 경고음과 주의표시를 계기반에 보여준다. 시스템 개입이 적극적이어서 험하게 운전하는 소비자에게는 경고음과 경고표시가 거슬릴 수도 있다. 다만 이 기능은 설정을 통해 끌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차선 유지 어시스트 기능 역시 적극적으로 운전을 돕는다. 약 15초 동안 핸들에서 손을 뗀 상태로 주행이 가능하며 코너가 급격한 구간에서도 차선을 잘 인식한다.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차선 침범을 감지하면 핸들이 스스로 방향을 틀며 차선 침범 시 계기반 화면을 통해 경고표시도 해준다.

편의사양으로는 LED 헤드램프와 키리스 엔트리, 파워 테일게이트, 고정식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앞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실내 조명등 등이 전 트림에 기본 제공된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반은 P250 SE와 P250 R-다이내믹 SE 트림에 탑재된다.
○ 판매가격 5530만~6470만 원… 소모품 5년 지원

재규어 E-페이스는 국내에서 2.0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만 판매되고 있으며 총 4가지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P250 S가 5530만 원, P250 SE는 6070만 원, P250 R-다이내믹 SE 6470만 원, P250 퍼스트에디션은 6960만 원으로 책정됐다. 재규어 E-페이스 구매자에게는 구입 후 5년 동안 소모품을 무상으로 교체해주는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가 지원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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