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노조, ‘분할합병 반대’ 집회… “가용 수단 총동원해 막아낼 것”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4월 19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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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노동조합이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회사가 분할합병을 위해 국내외 주주 및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이에 반발해 계획 추진이 순조롭지 못할 전망이다.

금속노조 현대자치부 모비스위원회는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 집결해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였다. 인근에 배치된 경찰에 따르면 신고된 집회 참가인원은 1000여 명 규모다. 집회가 시작되자 건물 앞 인도는 집회 참가인원들로 가득 메워졌다. 집회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신고됐다.

이날 노조는 ‘우리가 주인이다. 재벌만 잘사는 세상, 모비스 분할합병 결사반대’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노조는 “경영 승계를 위한 회사 분할합병은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으로 사전에 협의조차 없었다”며 “이사회 결정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할합병은 ‘재벌 배불리기’를 위한 것으로 모든 가용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분할합병을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분할한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회사 인력 일부가 사전 협의 없이 현대글로비스로 편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조치가 경영 승계를 위한 부당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과 관련해 국내외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대규모 컨퍼런스 콜과 기업 설명회 등을 열어 선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에 나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개요에서부터 분할 기준에 대한 세법 적정성, 자본시장법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 분할부문 본질가치 산정방식과 분할합병 비율 공정성 등을 자세히 설명해 이번 사안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분할된 모듈·AS부품 사업부문과 글로비스 합병 비율은 0.61대 1이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유연한 상황 대응능력과 사업 확장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번 분할합병을 추진한다”며 “향후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비티 등 미래 기술에 집중 투자해 그룹 내 미래기술 리더로 도약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둬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 했던 현대모비스 지분 23.3%가 오너 일가에 매각되는 방식이다.

해당 계획안은 내달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주총 승인이 완료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5월 29일~6월18일)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분할합병이 시작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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