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부품 2000개 바꾼 ‘올 뉴 캠리’ 최고와 최악은?

  • 동아경제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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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캠리가 부품 2000여개를 개선하고 디자인을 바꿔 국내에 출시됐다. 2011년 나온 7세대 캠리의 부분변경 모델인 ‘올 뉴 스마트 캠리’는 파워트레인과 차량의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이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토요타가 3년 만에 캠리의 부분변경 모델을 서둘러 내놓은 배경에는 경쟁 모델들의 잇따른 신차 출시가 있었다. 캠리의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포드 퓨전 등이 잇따라 신차를 내놓으며 위협했기 때문이다.

싹 바뀐 디자인과 부품은 주행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캠리를 타고 제주도 해안 및 산간 도로 약 250km를 달렸다. 직접 운전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뒷좌석과 운전석에도 앉았다.
#“1대에 2500만 원이라고?” 가격은 그대로
시승에 앞서 신형 캠리의 개발을 주도한 토요타의 토시히로 나카호 부수석 엔지니어는 “신차는 소음·진동(NVH)과 승차감, 두 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된 차”라면서 “직접 타보면 알겠지만 주행 시 소음이 없어 탑승자간 대화가 가능하고, 외부의 작은 소리도 실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신형 캠리는 국내 출시 전부터 가격 때문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먼저 출시된 미국에서 우리 돈으로 2000만 원 중반부터 시작해,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가격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국내에서는 3390만~4330만 원으로 책정돼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토요타 김성근 세일즈·마케팅 이사는 “미국에서 팔리는 캠리는 한국 캠리와 사양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한국 사양으로 환산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캠리가 오히려 더 비싸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사양을 넣다보니 가격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공기흐름 좋아져 핸들링과 안정성 향상
신차의 처음 봤을 때 전면과 측면 디자인이 렉서스 ES시리즈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LED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을 적용하고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공격적인 형태의 대형 에어인테이크를 적용했다. 이는 최근 더욱 날카로워진 렉서스의 전면 디자인과 흡사하다.

측면은 얇아진 C필러와 상·하단에 캐릭터라인을 집어넣고 부드럽게 마감했다. 차체는 45mm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날카롭고 현대적인 느낌의 디자인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하부에 전체적으로 언더커버를 씌우고 리어 디뷰저(핀 형상)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공기의 흐름을 좋게 해 연비를 높여주고 핸들링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단단해진 서스펜션 인상적
또한 고장력 강판과 스폿용접을 확대해 차체강성을 강화하고, 서스펜션을 개선해 주행성능을 높였다.

실내는 7세대 캠리와 비교해 보다 간결하고 고급스럽게 꾸몄다. 계기반 중앙에 4.2인치 LCD 안내창을 적용해 각종 주행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는 최상위 트림인 2.5 가솔린 XLE(3390만 원), 2.5하이브리드 XLE(4300만 원), V6 3.5 가솔린 XLE(4330만 원) 3종이 우선 출시됐다. 전량 미국 켄터키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이다.
#가족형 중형 세단의 정석은 ‘캠리’
이날 시승은 2.5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번갈아 타는 것으로 진행했다.

먼저 가솔린 모델의 운전석에 앉았다. 이 차는 직렬 4기통 2494cc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23.6kg.m을 발휘한다. 7세대 캠리와 같은 엔진으로 정숙성과 저속에서의 가속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실제로 시동을 켜자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엔진 자체도 조용하지만 흡·차음제를 차량 곳곳에 효과적으로 사용한 덕분이다.

가솔페달을 살짝 밟자 스르륵 미끄러지듯 차가 움직였다. 부드러움을 중시하는 가족형 중형세단다운 출발이다. 소음도 크지 않고 전체적인 주행성능도 부드럽다. 초반에 치고 나가는 가속감은 독일차처럼 민감하진 않지만 차의 태생적인 성격으로 볼 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중저속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코너링은 조금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강한 차체에 서스펜션 강도를 높여 커브에서의 조종성이 향상되고, 뒷바퀴의 접지력도 높아졌다. 앞뒤좌석 어디에 앉아도 시끄럽지 않았고 일상적인 속도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했다. 다만 급가속에서의 순발력이 조금 아쉬웠고, 고속 주행에서 바닥소음이 조금씩 올라왔다. 전체적으로 넓은 실내와 편안한 뒷좌석, 각종 편의장치 등 가족형 중형세단으로서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했다.
#연비 좋은 차 타려면 역시 하이브리드
이 차의 공인연비는 11.5km/ℓ(도심 10.2km/ℓ, 고속 13.6km/ℓ)이다. 실제로 125km를 달린 뒤 측정한 연비는 10.1km/ℓ. 급가속과 거친 고속주행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나쁘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연비 좋은 유럽산 차들과 경쟁하려면 조금 더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2.5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전보다 공차중량이 25kg 늘었다. 그러나 공인연비는 16.4㎞/ℓ(도심 17.1km/ℓ, 고속 15.7km/ℓ)로 변화가 없다. 토요타 측은 공기흐름을 좋게 만들고 부품을 개선해 연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료효율을 높이려면 급한 가감속은 절대 금물이다. 이날 한적한 해안도로에서 정속주행으로 달려 기록한 구간 연비는 20km/ℓ를 훌쩍 넘었다. 반면 급한 가감속을 거듭하자 연비는 10km/ℓ대 이하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가솔린 차량과 같은 구간을 비슷한 패턴으로 50km가량 달린 뒤 측정한 실 연비는 16.2km/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에 근접한 수치다. 주행은 에코, 일반, 스포츠, 수동 4가지 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서귀포=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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