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진에 칼빼드나…“책임경영 유도해야”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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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6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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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금운용위 조양호 이사연임 반대 등 검토
수탁자책임위 전문가 의견 물어 내달 최종결정

(자료사진) 2018.12.14/뉴스1
(자료사진) 2018.12.14/뉴스1
‘공적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민간 기업인 한진그룹의 경영에 참여하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16일 본격 검토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일가가 지난해 ‘갑질’과 각종 범죄혐의로 기업과 주주가치를 크게 훼손하면서 그 대책과 책임을 묻는 성격이다.

특히 오는 3월 한진칼·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거나, 사외이사나 감사를 선임하는 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는 이러한 안건을 상정한 국민연금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2019년도 1차 전체회의가 열린다.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최고의사결정기구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을 12.45% 보유한 2대 주주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율도 7.34%로 3대 주주다

그러나 기금운용위는 당장 이번 회의에서 한진에 대한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 범위를 결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기금운용위원은 “회의 한 번으로 결론을 낼 규모의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무평가위원회를 중심으로 유력하게 사전 검토한 방안은, 우선 기금운용위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구체적 주주권 행사 방법과 관련해 의견을 묻는 것이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가입자 대표가 추천하는 전문가로 이뤄져 있으며 의결권·주주권 행사, 책임투자 관련 주요 사항에 대해 검토하는 기금운용위 산하 기구다.

그러면 기금운용위는 수탁자책임전문위 의견을 기초로 오는 2월에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다.

또다른 기금운용위원은 “합의를 거쳐봐야 알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방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사안을 넘겨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논란은 국민연금이 한진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것이냐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이 행사할 수 있는 주주권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현재 국민연금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명시해 놓은 투자 목적인 ‘단순투자’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소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거나 Δ임원 선임·해임 Δ정관 변경 Δ회사 합병·분할 Δ주식 이전·교환 등 총 10가지의 적극적인 주주권(‘경여참여’)을 행사하는 것이다.

경영참여의 길은 지난해 7월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라 이미 열려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기관투자가가 단순 주식 보유와 의결권 행사에 국한하지 않고 적극적인 소통과 주주권 행사로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유도,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동양식을 뜻한다.

만약 이번에 일련의 절차를 거쳐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게 된다면 이는 우리나라에서 공적연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따른 최초의 사례가 된다.

그러나 경영참여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일단 위원회 내 사용자 측 위원의 입장은 차치하고서라도, 국민연금이 한진에 대한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다면 향후 투자에 있어 각종 제한이 걸리게 되며 이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을 위탁운용하는 민간 투자자의 발목도 덩달아 잡힐 수 있다.

앞선 기금운용위원은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해임 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사용자 측 위원이나 민간기업·시장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한진 총수일가가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급락했고 국민이 피해를 봤는데, 이를 우려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 개선 대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한진의 책임있는 대응은 전무했다”며 “경영참여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전망됨에도 이번 회의를 연 이유는 그만큼 한진의 사안이 몹시 특수하고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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