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신규출점 제로’… 아웃렛으로 돌파구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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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신세계 동대구점 개장 이후 신규 매장을 단 한 곳도 내지 않은 백화점업계가 아웃렛 매장을 대폭 늘리고 있다. 백화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업계의 주력사업이 백화점에서 아웃렛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 아웃렛 출점 늘리는 백화점업계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경기 김포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의 영업 면적을 41% 확장해 이달 말 개장할 예정이다. 기존 아웃렛 매장 바로 옆에 영업면적 1만6218m²(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타워동을 신축하기로 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김포점의 전체 영업면적은 5만5421m²로 대폭 확대된다. 입점 브랜드 수도 100개 가까이 늘어난다. 이어 9월에는 대구에 있는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을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으로 새단장해 문을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1년까지 대전점 등 전국에 3곳의 아웃렛을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2008년 아웃렛 사업에 뛰어들며 일찍이 이 시장을 공략한 롯데백화점은 이미 22곳의 아웃렛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매장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올해 11월 15만 m²(부지 면적) 크기의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용인점 개장을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울산에 새 매장을 낸다. 2007년 백화점 상위 3개사 가운데 가장 먼저 아웃렛 사업에 진출한 신세계백화점도 최근 의정부 쪽에 매장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 상승곡선 그리는 아웃렛 매출
백화점업계가 앞다퉈 아웃렛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백화점이 이미 포화 상태에 놓인 데다 백화점으로 향하는 소비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백화점 수는 113개다. 매출 증가폭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웃렛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17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아웃렛 시장 규모는 2011년 7조9000억 원에서 2015년 13조 원으로 급증했으며 2020년 1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웃렛의 승승장구는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다양한 ‘즐길 거리’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과 달리 아웃렛은 공간 활용도가 높아 체험행사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아웃렛이 쇼핑과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주요 아웃렛에서는 음악공연, 불꽃축제, 분수쇼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매주 열리고 있다. 11월 개장하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용인점에는 매장에서 서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서핑숍까지 들어선다.

한편 백화점도 최근 특화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젊은층 고객이 많이 찾는 매장 식당가를 리모델링해 매장 면적 1400m² 규모의 가상현실(VR) 체험존을 만들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명당자리로 불리는 백화점 4층에 패션 매장 대신 ‘럭셔리 리빙 매장’을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보다는 온라인쇼핑 등에 익숙한 젊은층을 매장으로 데려오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존 매장을 리모델링하거나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백화점#신규출점 제로#아웃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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