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산업을 제2 반도체로… 일자리 많이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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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이재용 부회장 첫만남

직원 식당에서 오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경기 평택시 소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직원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직원 식당에서 오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경기 평택시 소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직원식당에서 오찬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지난해 6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난 경제수장과 국내 최대기업 총수는 혁신 성장과 규제 완화, 일자리 창출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삼성은 “바이오산업이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하겠다”면서 규제 완화를 적극 건의했다.

삼성 측은 이번 주중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 방안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김동연 부총리, 규제 완화 적극 검토키로

6일 삼성과 기재부에 따르면 이날 김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삼성 측은 바이오산업 분야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비(非)전자 출신으로 유일하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원료물질을 수입하고 통관할 때 효율성을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고 사장은 해외 임상시험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 공제 등 세제 완화도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약가정책 개선도 건의했다. 국내 약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업체 간 협상으로 결정되는데 이를 해외처럼 업계 자율에 맡겨 달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가 나오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30% 인하돼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점도 강조됐다. 김 부총리는 “일부는 전향적으로 해결하고 일부는 좀 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삼성 측은 이날 평택공장의 안정적인 전력 확보 방안, 핵심 산업기술 보호 방안 및 외국인 투자와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기재부는 반도체 공장 신설에 따른 추가 전력 공급 방안, 바이오 분야 규제 개선 등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가 핵심기술 추가 지정, 기술 탈취 목적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관리 강화 등 산업기술 유출 방지에도 힘쓰겠다고 답했다.

○ 이재용 부회장, 일자리 창출 의지 피력

간담회에서 김 부총리는 지배구조 개선과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국민적 지지와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투명한 지배구조를 정립하고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데 적극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매우 공감하며 삼성이 대표주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 의지도 적극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이 가치 창출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으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김 부총리와의 오찬 자리에서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창출을 열심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또 내부 직원이 아닌 일반 취업준비생에게도 코딩 등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내 벤처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상생 협력 방안의 하나로 1, 2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3차 협력사에도 스마트공장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으로 국내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기재부와 이번 김 부총리의 방문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국내 투자 및 고용 계획은 별도로 발표하는 방향으로 이야기해왔다. 이런 와중에 이른바 ‘투자 구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간담회 당일과는 며칠간 시차를 두고 자체적으로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전자와 바이오산업을 두 축으로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 대책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인도에서 이 부회장을 처음 만나 당부한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가 핵심 내용”이라고 전했다.

평택=최혜령 herstory@donga.com / 김지현 기자
#바이오산업#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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