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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3000억 해외부실에… 대우건설 4번째 주인찾기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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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3000억 해외부실에… 대우건설 4번째 주인찾기 무산

천호성기자 , 윤영호기자, 강유현기자입력 2018-02-09 03:00수정 2018-02-09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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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인수 포기 선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판매금액을 크게 낮추고도 매각이 불발된 데다, 해외 부실을 숨겼다는 신뢰성 문제도 불거져 당분간 재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모로코 ‘3000억 원 부실’에 매각 발목

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작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산은에 보냈다. 산은이 지난달 31일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을 선정한 지 8일 만이다. 당시 호반은 산은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의 50.75%를 1조6242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매각이 불발된 직접적인 원인은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최근 발생한 손실 3000억 원이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사업 규모 2조 원인 이 현장의 발전 보일러(터빈)에서 지난달 결함이 생겼다. 보일러를 새로 발주해 시운전을 마치는 데만 1년가량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대우건설은 하루 약 2억5000만 원의 지체보상금을 포함해 총 3000억 원의 손실을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에 반영해 7일 공시했다.

호반건설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인 이달 초에야 이 사업장의 손실을 확인하고 인수 여부를 재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 발전소의 부실 자체가 클뿐더러 향후 다른 사업지에서도 비슷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호반건설 고위 관계자는 “사고가 난 터빈을 재설치한 뒤에도 발주처인 모로코 전력청이 성능 미달 등의 이유를 들어 그동안 쌓인 공사 미수금 7000억 원을 지불하지 않을 위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 산은 관리 부실 도마에… 매각 장기화

대우건설 본사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대우건설의 4번째 주인 찾기는 당분간 미궁에 빠지게 됐다. 1973년 대우그룹의 계열사로 설립된 대우건설은 해외 플랜트·토목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오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인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 금호에 매각될 당시 대우건설 가격은 6조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동성 위기가 겹치며 금호그룹이 경영권을 포기했고 대우건설은 2011년 산업은행에 다시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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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몸값으로 제시한 금액은 10여 년 전 금호가 써낸 액수의 4분의 1 수준인 1조6000억 원이었다. 산은 측은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되는 와중에도 매각을 성사시키려 했지만 결국 최종 무산됐다.

건설업계에서는 향후 매각공고가 다시 나오더라도 이번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악재 중의 악재인 해외사업 부실이 수면 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7일 보고서에서 “대우건설의 지난해 말 해외부문 수주 잔액의 평균 원가율이 104%라 손해를 보며 사업을 할 상황”이라며 “카타르 고속도로 사업에서 추가로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산은은 대우건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외사업 비중을 줄이고 국내 주택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 3년 안에 산은이 대우를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을 소유하고 있는 산은 사모펀드인 ‘KDB 밸류 제6호’의 만료 시한이 내년 10월인데 그 이후에도 산은이 대우건설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다른 해외 사업장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없는지 추가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달 5일에야 사피 현장의 사고와 손실액을 처음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모로코 사업장의 손실을 미리 알고도 이를 숨겼거나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사피 현장에서 결함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중순 산은 등에 사고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예상 손실액이 산정된 것은 2월 2일이지만 지난달 말부터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호반건설이 해외 부실을 알게 되면 매각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천호성 thousand@donga.com·윤영호·강유현 기자
#호반건설#인수#대우건설#포기#해외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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