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숍 다이소 가격경쟁력 비밀은 ‘스마트 물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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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자부하는 ‘용인 다이소 허브센터’ 가보니

경기 용인시 남사면에 위치한 다이소 통합 물류센터 ‘허브센터’의 핵심 시설인 자동분류기. 상품들은 주문이 들어온 매장별로 자동 분류된다. 하루 18만 건의 주문이 이곳에서 처리된다. 다이소아성산업 제공
경기 용인시 남사면에 위치한 다이소 통합 물류센터 ‘허브센터’의 핵심 시설인 자동분류기. 상품들은 주문이 들어온 매장별로 자동 분류된다. 하루 18만 건의 주문이 이곳에서 처리된다. 다이소아성산업 제공
8일 방문한 경기 용인시 남사면의 ‘다이소 허브센터’. 덧버선, 화장 솜, 옷걸이 등의 생활용품들이 자동분류기에 실려 빠르게 움직였다. 상품이 주문한 매장의 박스가 위치한 곳에 이르자 자동분류기는 판을 살짝 기울여 상품을 박스 안으로 떨어뜨렸다. 상품들이 거대한 기계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영화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공장과 비슷했다.

이곳에서 하루에 처리되는 주문(각 매장의 상품 요청)은 평균 18만 건. 신종균 다이소 물류기획부 부서장은 “3만 개가 넘는 품목의 제품을 분류해 하루 600∼700개 매장에 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유일의 물류센터”라고 설명했다.

○ IT로 모든 물류 과정 자동화

연내 1000호점 개점을 앞둔 다이소가 지난해 초부터 새로 가동하기 시작한 통합물류센터인 허브센터를 처음 공개했다. 다이소는 1997년 첫 매장을 열어 7월 현재 전국 960여 개 매장에서 3만 종이 넘는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국내 대표 ‘1000원 숍’이다.

1500억 원 가까이 투자해 만든 허브센터는 다이소가 1000원대의 가격을 유지하는 핵심 비결이다. 예전 물류센터는 점포 수 증가에 따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남사면과 안성시 일죽면 3개 지역에 퍼져 있었다. 운송비와 인건비가 함께 증가하면서 1000원대 가격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상품 종류 증가로 분류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인력이 투입됐다. 박정부 다이소 회장은 “싸고도 좋은 상품을 파는 곳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양질의 제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야 했다”고 말했다.

해답은 정보기술(IT)에서 나왔다. 다이소는 IT 기업 LG CNS와 손잡고 3년간의 통합 물류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해 2012년 12월 허브센터를 완공했다.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된 기존 물류센터와 달리 허브센터는 입고와 보관에서 피킹(picking), 분류, 출하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 사람 대신 상품이 이동…물류비 비중 40% 줄어

11층 아파트 높이(48m)의 거대한 자동창고에서는 쉴 새 없이 상품의 입고와 출고가 반복된다. 작업자가 상품을 찾아 옮길 필요 없이 물류센터관리·제어 소프트웨어에 주문을 입력하면 상품 박스마다 붙어 있는 바코드를 통해 품목과 양을 인식한 뒤 자동으로 처리된다. 상품이 스스로 갈 곳을 찾아 움직이는 셈이다. 크거나 모양이 이상해 분류기에 실을 수 없는 상품만 수작업 분류를 거친다.

이준호 LG CNS 물류사업팀장은 “물류는 고된 노동 때문에 이직률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비용과 함께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넓은 물류센터를 끊임없이 오가야 하는 가혹한 업무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노동 착취’ 비난을 받기도 했다.

허브센터 완공 이후로 물류작업 투입 인력은 900명에서 450명으로 줄었지만 하루 출고량은 5만2000여 박스에서 9만 박스로 배 가까이로 늘었다.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은 3.2%에서 1.9%로 감소했다. 김형철 다이소 공동대표는 “그만큼 양질의 상품을 싸게 팔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 강도도 줄어 일부 단순 작업 과정에는 장애우를 고용하고 있다.

용인=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다이소#스마트 물류#용인 다이소 허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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