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OLED기술 빼간 중국…“2022년 韓 생산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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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2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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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산업협회 “2022년 中 OLED 캐파 3492만㎡”
국내 중소 협력사, 中업체에 OLED 기술 유출시도 적발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제품 © News1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제품 © News1
면적 기준 국가별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능력 캐파(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 News1
면적 기준 국가별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능력 캐파(자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 News1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한국을 뛰어넘은 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2022년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한 협력사가 중국 기업에 OLED 패널 핵심기술을 떠넘기려다 적발돼 업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12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8년 3분기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면적 기준 중국의 OLED 패널 생산 캐파는 올해 158만7000㎡에서 2022년 3492만3000㎡로 2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OLED 생산 캐파는 1473만6000㎡에서 3143만2000㎡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여 중국에 따라잡힐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 기준 조사에서도 올해 95만장에 불과한 중국의 OLED 생산 능력은 2022년에 1006만장으로 10배 이상 늘어나 993만장인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OLED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활용한 제품이다. 패널 후면에서 빛을 발산하는 백라이트유닛(BLU)이 필요한 LCD보다 한수 높은 고품질 디스플레이로 평가된다. BLU가 필요 없어 LCD보다 얇게 만들 수 있는데다가 유기물의 특성을 활용해 자유자재로 구부리는 ‘폴더블’이나 접을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구현도 가능하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산업계에서 선발주자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분야에서 중국, 일본 등의 경쟁사를 압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현지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팹을 늘리면서 서서히 우리나라 기업들을 따라잡았다. 올 초에는 LCD 세계 1위였던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에 선두 자리를 내줬으며 대만의 AUO, 이노룩스 등도 대형 LC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섰다.

LCD 생산 능력에서도 중국은 이미 지난해에 2555만장의 캐파를 확보해 우리나라(2171만장)을 넘어섰으며 격차는 갈수록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CD 시장을 중국 업체들에게 빼앗긴 한국 기업들은 OLED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서 사이즈별로 중소형과 대형 OLED에서 경쟁국에 앞서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7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중소형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양산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이다. 2012년부터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나선 이후 지금까지도 OLED TV용 패널 양산업체는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점유율은 89.7%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점유율 10.1%를 기록했다.

그러나 OLED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4년 뒤인 2022년에는 중국에 따라잡힐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에서 ‘제조굴기 2025’를 선언한 중국의 막대한 투자 위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1년간 집행하는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의 40%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BOE는 최근 중국 충칭에서 세번째 플렉서블 OLED 공장 건설에 나섰다. BOE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협력사가 현지 업체에 OLED 핵심기술을 유출하려다 적발돼 국내 업계도 ‘충격’에 빠졌다. 수원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생산설비 및 기술자료 등을 중국 BOE 등 4개 업체에 빼돌린 혐의로 협력업체 사장 방모씨 등 11명이 기소됐다.

AMOLED 패널 설계·공정·제조(모듈조립 공정기술은 제외)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다. 관련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을 해외기업에 매각 또는 이전하는 방법으로 수출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이를 어길 경우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는 LCD에서 이미 한국을 넘어선 수준이며 OLED에서도 경쟁력을 따라잡는 상황”이라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투자와 인력 확보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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