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손잡은 현대百… “무인결제-드론배달 미래형 점포 눈앞”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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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회장 “비즈니스 시프트 추진”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사와 제휴… 2020년 여의도에 신개념 매장 첫선
연내 고객분석 시스템 새로 구축
롯데-신세계도 이커머스 투자 확대


현대백화점그룹이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과 손잡고 미래형 점포 개발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최근 아마존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시스템을 운용하는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해 전략적 협력협약(SCA)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일 아마존의 첨단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유통매장을 2020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초고층 복합문화시설 파크원에 입점하는 현대백화점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미래형 백화점은 결제와 배송, 시스템 안내 등이 사람 없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무인점포다. 예를 들어 고객이 백화점 주차장에 도착하면 주로 구매하는 상품군을 분석해 “고객님이 주로 방문하시는 7층 남성 전문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와 가장 가까운 주차 구역은 D8구역입니다. 지하 2층에 4대, 지하 3층에 7대 주차 가능합니다. 주차 완료까지 예상 소요 시간은 2분입니다”라는 최적화된 정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된다.

이를 위해 양사는 세계 최초 무인자동화 매장 ‘아마존 고’의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소비자가 쇼핑을 끝내고 문 밖으로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을 활용한 상품 결제, 매장 내 식음료(F&B) 드론 배달, 인공지능을 활용한 무인 안내 시스템 구축 등을 실제 백화점 매장에 어떻게 접목시킬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올해 안에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통합멤버십인 H-포인트의 고객 분석 시스템도 새로 구축한다.

이번 양사의 협업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라는 정지선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최근 창립기념사를 통해 “기존 사업 방식으로는 시장을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 시프트(shift·전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전무)은 “45년 유통 노하우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아마존이 만나 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협업을 통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은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발표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사업에 5년간 3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롯데는 최근 온라인 사업을 통합한 ‘e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시키며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보이스커머스’를 꼽았다. 보이스커머스는 음성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것을 말한다. 수년간 축적한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의 인공지능 챗봇 ‘로사’를 활용해 보이스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자율주행되는 무인카트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월 이마트 점포에 무인계산대를 설치했다. 점원 없는 매장에 들어가 고객이 직접 계산하는 방식의 무인편의점도 확대할 계획이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현대백화점#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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