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또 곤두박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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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로 외식 줄어들고… 봄배추 출하로 물량까지 넘쳐
정부 폐기조치 취해도 역부족

배추 값이 바닥을 기고 있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겨울배추 가격이 ‘하락 심각’ 단계로 떨어졌다고 23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농산물의 시세를 조사한 후 시장 상황을 안정-경계-심각 등으로 나눠 단계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배추 가격은 2주 전 ‘하락 심각’ 단계로 떨어졌다가 지난주 다소 상승하는가 싶었지만 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은 외식 소비가 많을 때 수요가 느는데 세월호 침몰 사고 등으로 외식 자제 분위기가 퍼지면서 가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농산물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배추 값이 당분간 안정세를 찾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겨울과 봄 내내 따듯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공급량 자체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또 농식품부가 지난주 봄배추 3만 t을 산지에서 폐기하는 이례적인 수급 조절 대책을 내놨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다. aT 관계자는 “겨울배추가 평년보다 7만 t 이상 더 생산돼 이미 저장량이 많은데 따뜻한 날씨 탓에 봄배추 출하 시기까지 빨라졌다”며 “당분간 배추 가격은 하락 심각 단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배추뿐 아니라 마늘 양파 무 등 대부분의 농산물에서 비슷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유례없는 폐기 조치를 취해도 실제 가격에 반영되려면 한 달 이상 걸린다”며 “폐기에 따른 보상 가격 등에 대한 농가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들리고 있지만 더이상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배추값#세월호#겨울배추#농림축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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