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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사람도 이곳으로 쉬러 온다…꿀 떨어지는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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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사람도 이곳으로 쉬러 온다…꿀 떨어지는 여행정보

뉴스1입력 2017-10-11 09:06수정 2017-10-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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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슬로베니아 ③] 율리안 알프스가 품은 ‘블레드·보히니’ 슬로베니아에도 알프스가 있다. 이탈리아 북동부에서부터 이어온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율리안 알프스가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산맥 끝자락엔 슬로베니아 대표 관광 도시인 블레드가 있고, 최고봉(2864m)이자 국기에도 그려져 있는 트리글라브 산 아래엔 보히니라는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두 곳은 울창한 숲과 빙하가 녹아 생겨난 옥빛의 호수로 이루어져 슬로베니아의 어느 지역보다 청정 자연을 자랑한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성당과 절벽 위 자리한 작은 성. 블레드를 상징하는 풍경은 여기저기 오가며 보았던 터라 낯이 있었다. 사진으로 보기엔 왠지 모르게 쓸쓸해보였던 경관은 실제로 보니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주변의 숲 덕분인지 따뜻해 보인다.

호수는 하천에 의해 생긴 것이 아니라 호수 바닥에 있는 몇 개의 샘물로 만들어졌다.
오염이 되지 않아서일까. 한눈에 봐도 깊어 보이는 옥빛의 호수는 무섭기보단 평온한 모습이다.

블레드는 아름다운 경치만큼이나, 공기가 맑기로도 유명하다. 유럽에선 ‘동유럽의 스위스’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러한 수식어는 괜히 붙은 것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스위스의 한 의사는 이곳의 경치와 미네랄이 다수 함유된 광천수 등에 매료돼 요양소를 설립한다. 당시 유럽에선 아편에 중독돼 건강이 쇠약해진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사람들은 이곳에 세워진 요양원에서 3주 이상을 쉬면서 건강을 되찾으면서 전 유럽에 블레드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다.


블레드에서 꼭 해야할 체험 중 하나가 블레드 성당으로 향하는 전통 나룻배인 ‘플레트나’(Pletna)를 타는 것이다. 최대 성인 15명 정도 올라탈 수 있는 이 작은 배는 호수를 유유히 가로지르며 작은 섬에 안착한 성당에 닿는다.

플레트나(Pletna) 뱃사공들은 워낙 많은 관광객을 태웠던 덕에 넉살이 좋다. 한국여행객을 알아보고 어설픈 발음으로 ‘누나’ 혹은 ‘형’이라고 부르며 분위기를 띄운다. 20분간의 여정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핸드폰으로 음악도 틀어준다. 만약 한국에 친숙한 뱃사공을 만나게 된다면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블레드 호수 위에서 듣게 될 것이다.

유쾌해 보이기만 한 뱃사공은 슬로베니아에선 매우 존경받는 직업이다. 18세기부터 오직 23척의 배에만 허락된 세습직이다. 아무나 할 수 없다.

블레드 성당으로 올라갔다면 내부로 들어가 소원을 들어주는 종을 울려보자. 재단 앞에 있는 천장에서 내려온 줄을 힘껏 당기면 종이 울린다. 세 번을 치고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내려온다.


성당에서 나오면 오른쪽에 자리한 기념품 판매장도 들려도 좋다. 블레드를 상징하는 각종 기념품부터 가톨릭 신자를 위한 그림, 십자가와 뜨개질로 만든 옷, 예쁜 무늬로 꾸며진 종까지 다양하게 배치돼 있다.

블레드에 온 이상 블레드 성에 발도장을 찍어야 한다.

블래드와 남부 지역의 넓은 시골 마을의 가장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성 곳곳의 문을 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중세시대의 복장을 한 이야기꾼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하에 있는 와인방으로 가면 인상좋은 아저씨가 얼핏 봐도 10년 이상은 돼 보이는 와인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당시 와인을 장검으로 잘랐던 재미난 이야기도 들려준다.

블레드에서 청정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아쉬웠다면 보히니로 발길을 옮겨보자. 자동차를 타고 서쪽으로 약 20분 정도를 달리면 목가적인 풍경의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보히니는 슬로베니아 전 국토의 4%를 차지한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마을이다. 다양한 호텔과 레스토랑, 상점들이 들어선 블레드와 비교해 확실히 때 묻지 않았다. 간혹 호스텔이라고 쓰인 간판을 볼 수 있는데, 국립공원이 지정되기 전 들어섰던 것으로 싼 값에 묵고 가기 좋은 편이다.

마을은 율리안 알프스으로 감싸여 있고, 사이사이로 맑디맑은 광천수가 흐르고 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은 평온하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 이런걸까. 불쑥 집 앞 마당으로 들어와 집 이곳저곳을 찍는 낯선 이방인에게도 포즈를 취하기까지 한다. 집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PR OOO’라는 명패가 붙어있다. 이것은 마을에서 부르는 집주인의 별명이다. 담장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그들이 이웃끼리 벽 없이 지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히니 사람들은 어찌 보면 심심할 수 있는 삶을 산다. 주민의 95%는 목장에서 소를 비롯한 염소, 양 등의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는다. 겨울이 되면 할 일이 없어 스위스에선 사람들이 시계를 만들었듯, 과거엔 양봉했다. 벌집을 알록달록한 색감을 입힌 그림으로 채워 꿀벌들이 자기네들 벌집을 찾아갈 수 있도록 구분했다.

9월 중순이 되면 마을이 들썩들썩하다. 고지의 목장에서 소들이 돌아오는 기간에 맞춰 펼쳐지는 축제다. 소들을 알록달록한 색의 꽃으로 장식하고 사람들은 민속춤을 추며 가을을 마무리한다.

보히니 마을을 지나면 ‘율리안 알프스의 눈동자’라고 불리는 보히니 호수를 마주하게 된다. 슬로베니아 최대 빙하호로 묽은 블레드 호수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맑다. 이곳에선 카누나 카약을 즐기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호수를 한눈에 담기 위해 보겔 스키 센터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보겔 스키센터는 해발 1535m의 보겔산 정상에 있다. 슬로베니아에게 스키는 떼래야 뗄 수 없는 국민 스포츠로 이곳도 대표적인 인기 스키장이다. 보히니 호수를 가로지르는 배를 타고 환상적인 경관에 넋을 놓고 있으면 어느샌가 맞은편 선착장에 도착한다.

사방이 통유리로 이루어진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을 오르면 보히니 호수부터 트리글라브산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꼭 남겨보자. 발밑이 훤히 보이는 설계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은 힘들지만 분명 오랫동안 남을 인생 사진 하나 남길 수 있다.

◇꿀 떨어지는 여행정보

금강산도 식후경. 청정자연의 도시 블레드와 보히니에서도 별미를 즐겨보자. 크렘나 레지나는 블레드의 전통 케이크로 네 변의 길이가 7cm로 이루어진 정사각형 모양이다. 케이크 맨 아래엔 페이스트리가 깔렸고 그 위에 카스텔라, 부드러운 크림이 얹여 있다. 식후 디저트로 좋다. 보겔 전망대에선 스위스 융프라우처럼 컵라면은 없지만, 한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요타가 있다. 절인 양배추와 콩, 감자, 햄 등을 넣고 끓인 수프로 약간 시큼할 수도 있지만 김칫국이란 비슷한 맛이 난다. 따끈따끈한 국물은 전망대에서 느낀 추위를 금세 잊게 만든다.
(블레드(슬로베니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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